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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도 믿고 마셨는데 어쩌나…'프랑스 천연 광천수'의 배신

입력 2025-08-25 08:55   수정 2025-09-03 08:55



'천연 광천수'를 내세운 프랑스 유명 생수 브랜드들이 '정화수'였다는 지적이 나와 프랑스에서 '스캔들'로 번지고 있다.

최근 생수 브랜드의 위상에 균열이 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년 전 프랑스 유력 매체 '르몽드'와 라디오 '프랑스앵코' 탐사 등의 보도를 통해 몇몇 생수 회사들 수년간 불법적인 정수 처리를 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프랑스 정부가 이를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는 것.

르몽드는 지난해 1월 "생수 업체들이 '샘물'과 '천연 미네랄'이라고 표기해놓고 불법적인 정수 기술을 사용해 왔다"고 보도했다. 생수 업체 최소 3분의 1이 연루됐다는 지적이다.

프랑스 정부는 2021년부터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조용히 규제를 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에서는 정수 기술을 이용해 판매되는 생수는 '마실 수 있는 정수'라고 표기되는 것까지만 허용된다. '샘물'이나 '천연 미네랄 워터', '천연 광천수' 등의 표기는 금지돼 있다. 이들 천연 생수는 보존된 지하 자원에서 추출돼야 하며, 소독이 금지돼 있다.

반면 '일반 생수'는 염소 처리나 여과 등 특정 정수 과정이 허용되는 대신, 가격도 저렴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도 덜하다. 그런데 몇몇 광천수 판매사들이 다른 일반 생수와 같이, 미생물이나 미세 오염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자외선(UV) 소독 및 활성탄 필터를 몰래 사용해 왔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5월 발표된 프랑스 상원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부와 재무부 산하의 부정경쟁·사기 방지총국(DGCCRF)은 이미 2021년 9월 생수 업체들의 불법 정수 처리 행태를 파악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정부는 기업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공급망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페리에 등을 판매한 네슬레를 포함한 기업들은 200만유로(한화 약 32억4600만원)의 벌금만 내고 불법 관행을 은폐하려했던 정황도 공개됐다.

이 조사의 책임자였던 상원 의원 알렉상드르 위지예는(Alexandre Ouizille) 이번 사안을 "설명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으며, 이해할 수도 없는" 기업·정부 유착 사건으로 규정했다. 시민단체들도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신뢰보다 기업의 이익을 우선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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