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방 분야에서 민간과 동떨어진 인공지능(AI) 독자 모델 개발에 집중한다면 고립될 가능성이 큽니다. 민간 AI 기업들의 군 데이터 진입 장벽을 낮추고 순차적으로 협력을 늘려나가야 합니다.”
김종희 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은 25일 서울 강남에서 열린 ‘제25-7차 국방 AI 혁신 네트워크’ 행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국방 AI 혁신 네트워크는 국방 데이터 혁신과 AI·디지털 전환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국방연구원(KIDA) 군사발전연구센터에서 주최하는 행사다. 최근 한국을 포함한 미국·중국 등 세계 주요국에서는 국방 분야에 AI를 도입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다만 국가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민간 AI 업체와 협업을 망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 책임연구원은 군(軍)이 독자적으로 AI 모델을 개발하려고 하면 비용이 급증하는 문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AI를 도입할 때 드는 물리적·시간적 비용과 국가가 무한정 돈을 쏟아부을 수 없는 환경을 고려하면 군이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AI는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책임연구원은 국방 AI가 민간 기술 기반 위에서 ‘포스트 트레이닝’을 통해 구축하는 것이 좋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이러한 아이디어가 정책에 반영되기 어렵지만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단계”라며 “군이 다양한 데이터를 개방하는 대신 민간에서는 클라우드의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방 AI 모델 구축에 필요한 AI 칩 활용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권세중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AI 모델부터 인프라까지 이어지는 수직 최적화 작업의 일환으로 ‘맞춤형’ AI 반도체 설계를 고민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토큰당 10~20배 비용이 들게 되면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칩 선택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방 소버린 AI가 갖춰지려면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국이 이미 AI 경쟁에서 뒤쳐졌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여전히 세계 AI 시장에서는 승자가 뚜렷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LG AI 연구원, 업스테이지 등 국내 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는 점도 지원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로 거론됐다. 그는 “AI 모델의 결과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인재들을 국내로 끌어들이고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며 “초지능 연구소에 5년 간 1조원을 투자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2000억 원이 투자되는 셈인데, 생존이 걸린 상황에서 이정도 투자는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에너지부터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애플리케이션에 이르는 AI ‘풀스택’ 전략이 필요하다”며 ”2017년부터 AI 모델의 기반이 된 트랜스포머 아키텍처를 넘어서는 차세대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국가 초지능 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고 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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