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새 당 대표 선출을 위한 결선 투표가 25일 마무리되는 가운데, 결선에 오른 두 '반탄' 주자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중도와 비주류까지 끌어안는 '포용·통합 전략'을 내세웠고, 장동혁 후보는 내부 총질 세력과의 결별을 강조하며 '강성·선명성' 노선을 택했다.
장 후보는 결선 막판까지 강경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밖에 있는 50명의 적보다 안에 있는 1명의 적이 훨씬 더 위험하고 조직을 망가뜨리기 쉽다고 생각한다"며 내부 반윤 세력과 손을 잡는 통합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함께 결선에 진출한 김 후보와 차이에 대해 "저도 통합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있지만, (김 후보와) 내용이 좀 다르다. 저는 '단일대오'라는 다른 표현을 쓴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 후보는 "(김 후보는) 용광로가 돼서 치열하게 토론해서 다 안고 가겠다고 얘기하시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이라며 "우리 당이 탄핵 국면을 맞이하게 된 건 그전에도 특검과 같은 상황에서 당론과 반대로 가는 사람이 있었지만, 지도부가 묵인하고 용인해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탄핵 국면에서도 찬성할 것 같은 분들을 한 분 한 분 만나서 설득했지만 결국 설득하지 못했다. 토론 과정에서도 조경태 의원과 아무리 토론했지만, 전혀 의견 접근이 안 된다"며 "결이 안 맞는다. 그런 분들에 대해 결단하고 가야 당이 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김 후보는 결선 진출 직후부터 '포용과 설득'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23일에는 1차 경선에서 탈락한 안철수 의원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은 김 후보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그는 회동 직후 "안 의원이 특별한 조직을 가진 건 아니지만 서로 대한민국을 위해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대선 백서 발간 같은 혁신 제안은 수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권에서는 이를 두고 '안철수 지지층 흡수를 노린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 후보는 여러 방송과 입장문에서도 일관되게 "나는 용광로가 돼 치열하게 토론하고 설득해 모두를 안고 가겠다"고 했다.
그는 전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장 후보는 우리 당 국회의원들이 이재명의 개헌 폭주를 막는 과정에서 반드시 이탈할 것이라는 식으로 섣부른 낙인을 찍었다"며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모든 당원과 의원들을 설득해 하나의 단일대오를 세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단결하면 승리하고 분열하면 패배한다"며 "지난 대선에서 단일대오를 이루지 못해 패배했고, 지방선거와 총선에서도 분열은 곧 필패"라고 말했다.
결선 승부는 안갯속이다. 1차 4인 경선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었고, 결선이 열리면서 각 후보의 득표율도 공개되지 않았다. 결선에 진출한 두 후보의 지지층이 비슷한 만큼,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의 향방이 최대 변수다.
특히 친한동훈계 당원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한동훈 전 대표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는 최악을 피하기 위한 제도"라며 결선 투표 참여를 호소했다. 공개 지지 선언은 없었지만, 당내에서는 장 후보에 대한 견제 메시지로 풀이됐다.
장 후보 역시 이에 대해 이날 방송에서 "한 전 대표 입장에선 제가 (당 대표가) 되는 게 최악이라고 생각한 것"이라며 "당원들은 아직 내부 분열을 일으키고 탄핵에 찬성한 분들에 대해 용서하지 못했고 분노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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