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근 해병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당시 수색 작전 지휘관들을 연이어 소환하며,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민영 특검보는 26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박상현 전 해병대 1사단 7여단장(대령)과 최진규 전 제11포병대대장(중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 내성천 일대에서 진행된 실종자 수색 작전에 현장 지휘관으로 참여한 인물들이다. 두 사람은 각각 지난 18일과 20일 특검에서 채상병 순직사건 관련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피의자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박 전 여단장은 당시 장병들에게 장화 높이까지 수변 수색을 허용하며 하천 진입을 유도하는 등, 현장 총책임자로서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최 전 대대장은 사고 전날 간부 회의에서 “내일 우리 포병은 허리 아래까지 들어간다. 다 승인받았다”고 말해 사실상 수중 수색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난 상태다. 앞서 두 사람은 경북경찰청 수사에서도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돼 검찰에 송치된 바 있다.
특검은 사건 당시 수색 지휘 경위와 판단 과정을 영상·사진 자료를 통해 사실관계 재구성에 착수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4일 내성천 일대 현장 조사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도 참고인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했다. 박 대령은 사건 초동 조사를 진행한 인물로,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졌던 문건 이첩·회수 경위와 당시 상급 지시 유무 등에 대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령 측은 “오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왔다”며 “기존 수사와 진술 내용의 일치 여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은 이와 함께 임성근 전 1사단장의 ‘구명 로비’ 통로로 지목된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관련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이날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두 번째 소환됐다. 송 전 부장은 지난해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임 전 사단장을 2023년 말에 만난 적 있느냐’는 질의에 “없다”고 답했으나, 특검이 압수한 그의 휴대전화에서 임 전 사단장과 함께 찍은 사진이 발견돼 위증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 밖에도 특검은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 유재은 전 군검사 등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상태로, 진술 대조 등을 통해 필요 시 추가 소환도 검토하고 있다. 박정훈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기각 결정 과정과 관련해 인권위 관계자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황동진 기자 radhw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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