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부정적인 상황이 발생할 것을 참모들이 우려했으나 자신은 그러지 않을 것을 확신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을 마친 뒤 존 햄리 소장과의 대담에서 이 같은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위협적으로 SNS에 쓰셨고, 아침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미군기지를 압수수색을 했다며 '따져봐야겠다'는 말씀까지 하셔서 우리 참모들 사이에서는 '젤렌스키-트럼프 (회담 당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 또는 혁명같이 보인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이를 두고 참모들은 이날 회담이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수난을 겪었던 것과 비슷한 분위기로 흘러갈까 봐 걱정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통령은 "저는 이미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쓴 '거래의 기술'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책에) 상대가 감내하기 어려운 조건을 던지지만, 최종적으로 불합리한 결론에 이르게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미 본인이 써놓았다"면서 "이전 협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해서 거기에 큰 상처를 내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제가 확신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밝은 표정으로 "결과는 아주 좋았다"고 말하며 "회의나 식사 시간의 대화는 매우 진지하게 협력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또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에 대해 대화하고, 양해하고, 격려받았다"며 "예정된 시간보다 많은 시간을 대화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회담 전) 저에게 인내하라고 조언을 했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자아냈고, 햄리 소장도 크게 웃으며 "좋은 만남이었다니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초청 강연에 앞서 3분반 가량 원고 없이 발언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 쿠데타가 발생했을 때 전 세계가 놀랐을 것"이라며 "그러나 국민들이 무저항과 평화적 문화 행동으로 이를 극복한 모습은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은 이제 문화 강국을 넘어 새로운 민주주의의 전형으로 알려지게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야말로 가장 종합적인 예술 문화"라고 강조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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