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 출범 이후 내수 부양 기대감에 강세를 보였던 원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선 가운데 올 연말엔 원·달러 환율이 1330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예상에서다.
최광혁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하반기 달러 전망과 약달러 가능성'을 주제로 진행한 강연을 통해 "현재는 내수가 정말 진작되는 게 맞는지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생기면서 원화 강세가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의 방향을 예상하기 위해서는 무역수지보다 내수 회복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는 게 최 센터장의 판단이다. 그는 "기존에는 무역수지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그대로 움직였는데 지난 2023년부터 이 같은 경향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서학개미'(해외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한국에서 달러가 빠져나가 무역수지와 맞지 않게 됐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미국에 투자하는 국내 기업들도 증가하고 있어 원화가 약세로 갈 수밖에 없었다"며 "이에 무역수지를 통해 원·달러 환율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장에서는 기대만큼 내수가 살아나는지를 기다리고 있다"며 "소매판매가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원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 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의 올 하반기 펀더멘탈을 1370원으로, 연말에는 1330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그는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 같은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기준금리가 못 내려가고 있었는데, 지금부터 하향 추세로 들어가는 만큼 달러의 약세 영향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변동성이 줄어드는 그림이 나오고 있는데, 금리 방향 자체가 하락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란 게 장기간 연장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원·달러 환율도 비슷하게 하락하는 방향으로 따라갈 확률이 높다"고 짚었다.
다만 내수가 진작되지는 못하는 상황 속 반도체 수출이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으로 최 센터장은 짚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는 정보기술(IT) 버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현실화할 경우 국내 반도체 업종의 수출에서 지장이 생길 수 있는데 이 경우 한국 전체 수출에 문제가 불거질 확률이 높아져 환율 측면에서 이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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