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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막아줄테니 돈 달라"…檢, '인니 뇌물 의혹' 현대건설 불기소

입력 2025-08-26 16:01   수정 2025-08-26 16:11


인도네시아 현지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던 현대건설이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현지 군수가 "시위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고 싶으면 돈을 달라"고 요구했고, 현대건설이 직원 안전을 위해 불가피하게 자금을 지급한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제범죄수사부(부장검사 홍용화)는 26일 국제뇌물방지법 위반 혐의를 받은 현대건설 임직원 2명과 법인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2015년 인도네시아 찌레본 2호기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찌레본 군수에게 5억5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현대건설이 수주한 찌레본 발전소는 2016년 3월 착공 예정이었으며, 시공 금액은 6774억원 규모였다. 그러나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로 공사가 지연됐고, 이 과정에서 순자야 푸르와디사스트라 찌레본 군수가 민원을 무마할 목적으로 현대건설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도네시아 부패방지위원회(KPK)는 2018년 10월 순자야 군수를 뇌물수수와 매관매직 혐의로 체포했고, 현지 법원은 2019년 5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후 인도네시아 당국은 한국에 현대건설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고, 검찰은 지난해 12월 압수수색을 벌이며 수사를 이어왔다.

검찰은 현대건설 현장사무소 직원들이 5억5000만원을 건넨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현지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판단이다. 당시 발전소 건설 반대 시위가 위험한 수준으로 전개됐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착공 직후 9개월간 시위가 이어졌고, 공사 현장 출입문 봉쇄, 각목·쇠파이프를 동원한 난동, 펜스 파손, 폐타이어 방화 등 폭력 사태로 확산되기도 했다. 특히 순자야 군수는 "시위를 진압하려면 17억원 상당의 자금을 달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며, 현대건설은 이를 거듭 거부하다가 직원 안전을 위해 절반만 지급하는 데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서 국제뇌물방지법상 '부정한 이득을 취득하려는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부패 공무원이 치안 유지 대가로 금품을 요구해 지급한 것이지, 이를 통해 사업 수주나 입찰 등에서 편의를 받은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검찰 관계자는 "실체 확인을 위해 형사사법공조를 통해 4000쪽 분량의 외국 자료를 확보하고 현지 출장 조사 등 다각도로 검토했다"며 "기업 활동과 관련해 국가 형벌권이 신중히 행사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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