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남부의 A대학교는 2022년 115명이던 외국인 유학생이 2년 만에 1175명으로 1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인근 지역 상인은 “이 학교 유학생 상당수는 최소 학점만 들은 뒤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고 들었다”며 “수도권이라 학교에서 조금만 이동하면 좋은 알바 자리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귀띔했다. 대학알리미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 학교 재학생은 1523명으로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생의 77%에 달한다.

국내 노동시장에서 외국인 유학생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취업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대학들이 적극적으로 유학생을 유치하면서 늘어난 유학생이 국내 노동시장의 새로운 한 축으로 부상했다.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알바 현장에서 외국인 유학생은 이미 주요 인력으로 기능하고 있다.
상주 외국인 취업자 중 유학생 비중도 같은 기간 1.4%에서 3.6%로 높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 신고를 하지 않고 일하는 유학생 비중이 58.2%(2023년 기준)에 달해 신고율(41.8%)을 훨씬 웃돌았다. 실제 일하는 유학생은 공식 집계된 것보다 훨씬 많다는 의미다.
유학생을 포함해 외국인 알바생은 서비스업종의 주요 인력으로 자리 잡았다.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전문포털 알바천국이 한국경제신문의 의뢰로 지난 6월 ‘사장님’ 32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7.9%가 외국인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거나 고용 중이라고 답했다. 업체 열 곳 중 네 곳은 외국인 알바를 써본 경험이 있다는 뜻이다.
고용주들은 외국인 알바의 장점으로 ‘성실한 근무 태도’(41.0%)를 가장 많이 꼽았고, ‘비교적 장기 근무’(35.3%)가 뒤를 이었다. 단점으로는 ‘의사소통 어려움’(52.6%), ‘비자 기간 등 처우 관리 번거로움’(26.6%) 등이 꼽혔다. 알바천국 관계자는 “서비스업 업주는 고용 절차가 까다로운 고용허가제 근로자보다 외국인 유학생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서울에서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면서 외국인 유학생 2명을 쓰는 A씨는 “인건비 신고는 20시간까지만 되지만, 초과 근무를 시키고 시급을 현금으로 준다”며 “유학생들도 선호하는 데다 필요한 시간만큼만 쓸 수 있어 효율적이고 세금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허가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외국인 유학생 비자가 저임금 노동시장 진입의 편법 통로로 변질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허가제는 1년 이상 업력이 있는 사업주만 신청할 수 있다. 또 고용부와 출입국 당국의 심사를 거쳐야 하고, 서류 준비부터 채용까지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 일정 수수료와 체류 관리 비용도 고용주의 부담이다. 고용허가제 근로자는 계약 기간이 3년 이상으로 길고, 단시간 근무와 잦은 교대가 일상적인 음식·숙박업 특성상 필요할 때 잠깐 인력을 활용하기 어렵다. 이렇다 보니 식당업 등 영세 사업장 비중이 높은 분야에선 고용허가제 근로자 대신 불법체류자나 유학생을 활용하는 것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근로자에 가까운 외국인 유학생을 제도권으로 편입해 관리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민안 지정노무법인 공인노무사는 “외국인 유학생 노동을 현실에 맞게 양성화하지 않으면 불법체류·불법고용 악순환이 심화할 것”이라며 “고용허가제와 연동될 수 있도록 유학생 관리 시스템을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용희/이미경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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