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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책에 발 맞춘 李…'中 견제' 위한 공급망 재편 동참

입력 2025-08-26 18:11   수정 2025-08-27 01:23


이재명 대통령이 자유진영의 중국 견제 구도에서 한국이 과거처럼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과 협력한다는 의미의 ‘안미경중(安美經中)’ 태도를 더 이상 취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초청 강연 후 이어진 대담에서 존 햄리 소장이 한국의 안미경중 정책에 관해 질문하자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강력한 견제, 심하게 말하면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진 한국이 안미경중 전략을 구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미 동맹 현대화, 국방비 증액 등을 언급하며 한반도 안보에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자유진영 일원으로 책임 다한다
이 대통령은 이날 CSIS 연설에서 “자유민주진영의 일원으로 성장과 발전의 혜택을 누린 대한민국은 그 일원으로서 역할과 책임도 다할 것”이라며 “‘국익 중심 실용외교’의 근간에는 번영과 평화의 핵심 역할을 해온 한·미 동맹이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담에서 안미경중 정책과 관련해 “최근 몇 년 사이 자유진영과 중국을 축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화하고 미국의 정책이 명확히 중국 견제 쪽으로 움직이며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중국의 경우)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미국도 기술·기후·에너지 등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한국 역시 필요한 협력은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국에 경제 분야에서 중국 의존을 줄일 것을 주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발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피터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5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대화(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중국의 악의적 영향력을 심화시킨다”며 “경제와 안보를 이원화하려는 시도는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국군 역할 확대할 것”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핵심 의제로 꼽힌 한·미 동맹 현대화에 대해서도 “한·미 동맹을 안보 환경 변화에 발맞춰 현대화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며 동참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냈다. 한·미 동맹 현대화는 북한군 방어에 주력하던 주한미군을 중국 러시아 등 인태 지역 위협에 대응하는 역할로 확대하고 한국도 역내 안보 수호에 동참한다는 포괄적 개념이다.

이 대통령은 다만 “한반도에 비핵·평화와 공존의 길이 열릴 때 한·미 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차원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며 2만8500여 명의 주한미군도 더욱 안전해질 것”이라고 했다. 한·미 동맹 현대화에 동참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제시하며 일종의 ‘조건부 동참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한국군의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한반도 안보를 지키는 데 더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며 “우선 국방비를 증액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서는 강력한 억제와 더불어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해 이젠 재진입 기술의 마지막 단계만 남겨놓고 있다”며 “핵폭탄을 싣고 미국까지 날아올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거의 개발됐고, 매년 10∼20개 핵폭탄을 만들 역량을 키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강력하게 제압하되, 미국에 현실적 위협이 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난하지만 사나운 이웃은 억압하는 것으로만 해결되지 않고 적절히 관리할 수단도 필요하다”며 “북한과 대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워싱턴=한재영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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