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공개 2달 만에 역대 최다 시청 영화 1위를 기록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속편 제작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26일(현지시간) 미국 할리우드리포터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제작사인 소니 픽처스가 속편 제작을 위해 넷플릭스와 협상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앞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공동 연출한 매기 강 감독과 크리스 애펠한스는 여러 차례 속편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공식적인 것은 없다"고 밝혀왔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동안 소니나 넷플릭스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이 오간 바는 없었다.
그러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만큼, 소니와 넷플릭스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영화는 최근 미국 극장에서 관객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싱어롱' 특별 상영이 진행되면서 주말 북미 지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OST '골든'은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정상을 탈환했고, 사자 보이즈의 '유어 아이돌'(Your Idol)과 '소다 팝'(Soda Pop)이 각각 4위와 5위, 헌트릭스의 '하우 잇츠 던'(How It's Done)이 10위에 올랐다. 한 작품의 OST 4곡이 싱글차트 '톱 10'에 동시 진입한 것은 빌보드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소니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극장 개봉을 강행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상영관 관계자는 "소니가 넘긴 건 분명 실수였다. 신작 IP라 잘 안 될 거라 생각한 게 단순히 불운으로 돌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 면에서는 소니가 오히려 이득을 본 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체결된 계약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영화의 제작비 1억 달러 전액을 부담하고, 추가로 2500만 달러를 소니에 지급했다. 또 사운드트랙 판매와 일부 음악 출판 수익은 소니가 가져가지만, 머천다이징 권리는 넷플릭스가 소유하고 있다.
소니는 넷플릭스가 자사 애니메이션 제작사 이미지웍스에 지급하는 비용 일부도 가져가는 구조다. 이미지웍스는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스파이더버스' 시리즈를 만든 곳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역시 오스카 캠페인을 준비 중이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이번 영화의 성공은 전략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다. 구독자 유지를 위해 가족·아동 콘텐츠 확보가 최우선 전략이기 때문이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아이들은 이 영화를 평균 6~8번 이상 반복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와 넷플릭스는 이번 협업 과정에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총괄 하나 밍겔라는 과거 소니에서 오래 근무한 경험이 있어 양사 간 인연도 깊다.
넷플릭스 영화 총괄 댄 린은 성명을 통해 "강 매기 감독과 공동 연출 크리스 애펠한스, 그리고 소니 애니메이션의 크리스틴 벨슨과 그녀의 팀을 지원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린은 또 "극장에서는 초반 흥행이 부진하면 관객을 모으기 어렵지만, 넷플릭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입소문과 SNS 덕분에 관객이 점점 늘어날 수 있다"며 "이 영화는 개봉 5~6주차에 오히려 관객이 증가하며 문화적 현상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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