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에 사자보이즈가?…'케데헌' 인기에 김대건 신부도 소환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면서 뜻밖에 바티칸 성당에 세워진 김대건 신부 성상이 화제가 됐다.

최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는 '바티칸 사자보이즈'라는 글과 함께 지난 2023년 9월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 세워진 김대건 안드레아의 성상 사진이 올라왔다.

두루마기를 입고 갓을 쓴 김대건 신부를 묘사한 성상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의 무대 의상과 비슷하다는 의미로 올라온 게시물이었다. 네티즌은 해당 글에 사자 보이즈가 갓을 쓰고 무대를 하는 노래 '유어 아이돌(Your Idol)' 가사도 첨부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사자보이즈가 된 김대건 신부', '케데헌 인기에 난감해진 바티칸' 등의 제목으로 해당 게시물이 확산했다. 네티즌들은 "교황조차 그들의 영향력을 거부할 수 없었다", "정확히는 사제보이즈", "갓 썼다고 전부 사자가 아니다", "외국인들 잠깐 그거 아니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김대건 신부(1821~1846)는 한국 최초의 천주교 사제로, 동양인으로서 바티칸에 성상이 설치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음악으로 악령과 맞서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노래를 통해 팬들과 교류하며 마음을 얻어 악령을 물리치고 세계를 지키는 혼문을 완성하는 식이다. 경쟁 상대는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다.

작품에는 기와집, 김밥, 한약, 찜질방, 남산서울타워, 작호도가 떠오르는 호랑이와 까치 등 한국적인 요소가 대거 등장한다. 그 가운데 사자보이즈는 '유어 아이돌' 무대에서 도포를 입고 갓을 쓴 채로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해외 네티즌들이 김대건 신부 성상을 보고 이를 떠올린 것이다.

한편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뜨거운 팬덤 지지에 힘입어 지금까지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가 됐다. 27일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투둠에 따르면 '케이팝 데몬 헌터스' 누적 시청 수는 2억3600만으로 집계돼 영화 부문 역대 1위에 올랐다.

지난 23∼24일(현지시간) 미국 극장에서는 관객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싱어롱' 특별 상영이 진행돼 주말 북미 지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OST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통산 2주째 1위를 기록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