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27일 17:5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종합 정보기술(IT) 기업 SGA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비트코인을 매입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전략을 일본 등 아시아에 도입한 소라벤처스가 SGA의 사명을 비트플래닛으로 바꾸고 가상자산 투자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청사진을 밝히면서다.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도 SGA 베팅했다. 일각에선 시장에서 외면받던 '동전주'에 비트코인 테마를 입혀 주가를 끌어올리는 건 자본시장의 질서를 흐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시아스트래티지파트너스가 SGA 최대주주인 SGA홀딩스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1147만3850주(지분율 기준 19.49%)를 286억원에 인수한다고 27일 공시했다. 아시아스트래티지파트너스는 미국에 본점을 둔 유한회사로 소라벤처스 설립자인 제이슨 팡이 대표를 맡고 있다. 이와 함께 KCGI와 패스파인더넥스트디지털신기술사업투자조합제1호가 SGA 지분을 각각 3.4%, 1.0% 인수한다. KCGI는 운용 중인 사모펀드(PEF)가 아닌 운용사 자체 자금으로 해당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 주식양수도 거래일은 다음달 10일이다.
SGA는 앞서 지난달 14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아시아스트래티지와 KCGI, 패스파인더, 사이먼 게로비치 메타플래닛 대표 등으로부터 345억원을 조달하고, 최대주주 자리를 아시아스트래티지파트너스 넘길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도 다음달 10일이다.
이번 유상증자와 구주 매각이 마무리되면 아시아스트래티지는 지분 49.0%를 보유한 SGA의 최대주주가 된다. KCGI는 지분 8.5%를 보유한 2대주주가 된다. 기존 대주주였던 SGA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은 7.2%로 쪼그라든다. △패스파인더 2.4% △게로비치 2.0% 등도 SGA의 주주가 된다.
아시아스트래티지는 SGA의 최대주주에 오르면 SGA의 사명을 비트플래닛으로 바꾸고, 사업목적에 가상자산 취득, 보유, 매각 등 관련 투자 사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제이슨 팡 대표는 사내이사로, 정태영 KCGI 상무는 사외이사로 회사 경영에 참여한다. SGA는 이런 내용을 다음달 10일 주주총회에서 결의할 예정이다.
소라벤처스는 아시아를 거점을 활동하는 블록체인 전문 벤처캐피탈이다. 지분을 투자한 상장사에 비트코인 보유 및 운용 전략을 전수하고 주가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쓴다. 지난해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상장사 메타플래닛의 비트코인 매입을 도왔다. 비즈니스호텔 체인 사업을 하던 메타플래닛은 ‘비트코인 호텔’로 리모델링한 도쿄 지점 한 곳을 제외한 모든 자산을 매각해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제이슨 팡 대표는 일본의 메타플래닛 사례와 비슷한 전략으로 한국에서 SGA를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팡 대표는 한국에서 사업을 함께 할 파트너를 물색하다가 강성부 KCGI 대표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강 대표는 평소 가상자산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오래 전부터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기금과 공제회 등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모아 만든 PEF 자금으로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투자를 하기엔 논란이 예상돼 운용사 자체 자금으로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운용하는 PEF 운용사가 외국계 투자자와 손을 잡고 한국에 비트코인 테마주를 상륙시키는 건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유상증자 발표 전인 지난달 8일 455원에 거래를 마친 SGA는 유상증자 발표 전부터 치솟기 시작해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은 2.45% 하락한 27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약 50여일 만에 주가가 5배 급등했다.
스트래티지 전략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주가가 비트코인 가치에 연동되는 상장사들은 주가의 변동성이 크다. 스트래티지는 26일(현지시간) 한 달 전보다 13.0% 하락한 351.3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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