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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스트를 꿈꾼다면 'Me Branding'부터 [장헌주의 Branding]

입력 2025-08-28 08:56   수정 2025-08-28 10:10


승승장구하던 홈쇼핑 TV 마케팅팀 ‘대리’ 직급을 다는 대신 선택했던 미국 유학. 캘리포니아 모 주립대학 강의실에서 전세계 내로라하는 기업에서 온 프로페셔널들과 라포를 형성하며 강의를 듣던 나는, 어느 날 브랜드 아이덴티티 매니지먼트(Brand Identity Management) 수업에서 처음 보는 유형의 과제를 받게 됐다.

화이트보드 위에 적힌 단 두개의 단어는 ‘Me Branding’. 말 그대로 자신의 브랜딩에 대한 정의다. 포맷도, 분량 제한도 없는 과제를 두고 새벽까지 머리를 싸잡고 고민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필자가 내 브랜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이후 커리어 여정에서 흔들릴 때마다 돌아가게 만든 ‘0점’이 됐던 일이다.

인사평가 시즌이 되면 팀장 혹은 부서장들의 깊은 고민이 시작된다. 이번에는 원만하게 평가 피드백이 진행될 수 있을까.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 앞에서 고뇌가 만만치 않은데 팀 리더들의 공통된 하소연 중 하나는 “평가결과에 대해 컴플레인을 하는 사람일수록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들의 대부분은 자신을 ‘고성과자’라 인식하는 부류다.

이러한 문제를 유발하는 원인은 ‘Me Branding’의 갭(gap)에 있다. ‘Me Branding’은 ‘나는 누구인가?’의 문제와는 다른 차원이다. 내가 생각하는 나의 탁월함 보다는 조직 내 다른 이들이 나를 ‘무엇에 능한 사람’으로 인식해 주느냐의 문제다. 조직에서 기억되는 나의 캐릭터이기도 하다.

오랜 취업준비생의 터널을 지나 본격적인 조직생활을 시작할 때 누구나 가슴 속에 커다란 꿈을 품는다. 초심이 반짝반짝 빛이 날 때다. 하지만 채용에 까다로운 선발과정을 거치는 조직일수록 현실은 녹록지 않다. 나만큼 잘나고, 뛰어난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웬만한 퍼포먼스로는 존재감을 뿜어내기가 어렵다. 일은 열심히 하는데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 불만이 쌓이고 이직을 고민하기도 한다.

Me Branding은 존재감과 개성을 인정받으면서 일하게 만드는, 나에 대한 ‘인식’과 ‘기억’의 형성과정이다. PR이 대중들이 기업이나 브랜드에 대해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의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소통하는 과정인 것과 흡사하다. 따라서 개인의 브랜딩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효과적인 소통’이다.

조직 속에서 나의 색깔과 가치를 어필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면접에서 가장 자주 듣는 “조직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라는 벙벙한 목표보다 요즘말로 보다 ‘뾰족하게’ 자신의 다름을 인식시키면 된다.

이를 위해 우선은 자신의 강점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나는 데이터 분석에 강한 사람’ ‘나는 문제해결에 있어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는데 강한 사람’ ‘나는 외부 거래처와 협업 시 조율을 잘 하는 커뮤니케이터’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일단 정의가 됐다면, 업무 과정에서 작은 루틴을 만들어 본다. 데이터 분석을 내 브랜딩의 주제로 삼았다고 하자. 다음 팀 회의 시 내가 질문할 내용을 사전에 정리하고, 회의 후 발견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데이터를 찾아 시각자료 등을 만들어 다음 팀 회의에 공유한다면, 팀원은 물론 리더의 머릿속에도 그 사람에 대한 브랜딩은 다져질 것이다.

문제 해결의 솔루션 수립에 있어 창의성이 탁월한 타입이라면, 팀 회의에서 다양한 실사례(필요하다면 영상자료도 활용)를 조사하고, 나름의 결과분석을 통한 아이디어를 제시해보자. 팀원들의 동의를 얻어내는데 도움이 됨은 물론 개인 브랜딩에도 도움이 된다. 새로운 프로젝트나 캠페인을 시도할 때 조직 내 동의를 얻어내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고도 어렵다는 사실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근거 있는 아이디어는 누구에게나 환영 받는다.

팀 과업 또는 외부와의 협업을 잘 이끌어 내는 사람은 소통의 내용에 진정성이 있을 것이며, 적당한 유머감각을 탑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빠른 피드백과 진행과정 공유 소통이 뒷받침된다면, 중요한 과업일수록 협업하고픈 사람 0순위로 브랜딩될 것이다. 훌륭한 팀 플레이어는 그 자체로도 브랜딩이 되지만, 주변 동료들에겐 돈으로 살 수 없는 ‘복지’다.

만약 나의 강점이 내게만 잘 보이지 않는다면(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다), 동료나 팀 리더의 피드백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에 대한 객관적인 피드백을 바탕으로 Me Branding을 재정립해 보는 것도 합리적인 출발점이다.

필자가 아직도 기억하는 에피소드 하나. 모 기업 재직 시 어느 날 예고 없이 팀으로 찾아와 매출분석과 관련한 질문폭격을 날린 CEO와의 대화 이후 ‘숫자에 강한 사람’으로 확실하게 브랜딩 된 동료가 있었다. 갑작스러운 CEO의 방문에 다들 당황스러워 하던 그때, 그녀는 본인이 분석해 둔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며 CEO의 질문에 차분히 대응함으로써 팀을 구해(?)냈다. 이 얼마나 확실한 브랜딩인가!

Me Branding은 다이어트처럼 ‘언제나 내일’이 아니라 오늘 바로, 지금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신입사원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최초의 브랜드는 그 자체로 ‘카테고리’가 된다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을 상기한다면.



장헌주 님은 홈쇼핑TV 마케터로 재직 중 도미(渡美), 광고 공부를 마친 후 중앙일보(LA) 및 한국경제매거진 등에서 본캐인 기자와 부캐인 카피라이터 사이를 오가며 살았다. 딜로이트 코리아에 이어 IT기업 커뮤니케이션 총괄 디렉터를 역임한 후 지금은 크리에이티브 솔루션 랩 '2kg'에서 PR & 위기관리, 브랜딩 전문가로 세상의 일에 '시선'을 더하고 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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