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국의 이재명이 ‘3단계 비핵화론’이니, ‘비핵화’니 뭐니 하며 후론하는 것은 하늘에 떠가는 구름을 잡아보겠다는 것이나 같은 천진한 꿈에 불과하다”며 “이재명 정부는 마치 조·한 관계를 회복할 의사가 있는 듯이 보였지만 집권 80여 일 만에 본심을 감추지 못하고 대결광의 정체를 낱낱이 드러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지난 25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정책연설을 비판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외부로부터의 적대적 위협과 세계 안보 역학 구도의 변천을 정확히 반영한 필연적 선택”이라며 ‘적대적 2국가론’과 핵 미사일 보유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다만 이 통신은 한·미 정상회담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미·북 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북한이 한·미에 대한 분리 대응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중국공산당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사설을 통해 “중견 강국으로서 한국은 격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어떻게 전략적 자율성을 유지하고 확대할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외면하고 있다”고 썼다. 이 대통령이 CSIS 정책연설에서 “한국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安美經中·안미경중)’ 입장을 견지한 게 사실이지만 이제 과거와 같은 태도를 취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고 언급한 걸 비판한 것이다.
이 매체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표현이 한국 외교 정책의 새로운 정당화 수단으로 등장하는 순간 이는 곧 한국의 국익을 미국의 글로벌 전략 아래 종속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했다.
배성수 기자/베이징=김은정 특파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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