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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미국산 공산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골자로 한 입법안을 곧 발표할 전망이다. 미국산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 인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조치다.
27일(현지시간) EU 소식통에 따르면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지난 21일 발표된 EU-미국 무역합의 공동성명 1항을 이행하기 위한 주요 입법안을 이달 안에 마련할 방침이다. 이미 8월 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 내 초안이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공동성명 1항에는 ▲모든 미국산 공산품 관세 철폐 ▲견과류·유제품·신선 및 가공 과일·채소, 가공식품·종자·대두유·돼지고기·들소고기(bison meat) 등 광범위한 미국산 농식품과 해산물의 특혜적 시장 접근 제공 ▲미국산 랍스터 관세 면제 연장 절차 착수 등이 명시돼 있다.
EU가 합의 이행을 서두르는 이유는 자동차 관세 인하가 1항의 선결 조건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EU가 관련 입법안을 공식 도입하면 유럽산 자동차·부품에 기존 27.5%(최혜국대우 2.5% + 트럼프 행정부 품목관세 25%) 대신 15%의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EU 측은 미국이 8월 1일 이후 수출된 물량에 대해서도 15% 관세율을 소급 적용하기로 합의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공동성명에 '소급 적용'이라는 표현은 없지만 "입법안이 발표된 달의 1일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문구가 담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EU 내부에서 '불균형 합의'라는 비판이 이어지며 입법 과정에서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은 "집행위가 제안할 입법안이 다른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EU산 철강·알루미늄에는 여전히 50% 관세가 부과되는데 미국산 제품에는 관세가 전혀 없다는 것이 정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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