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01일 09:5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판 스트래티지' 테마에 올라탄 코스닥 상장사 SGA의 석연치 않은 경영권 거래 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기존 대주주는 대규모 유상증자와 가상자산 투자 등 사업 전환 계획 관련 호재를 띄워 한 달여간 주가를 끌어올린 뒤 새로운 대주주에게 보유 지분을 팔았다. 경영권 매각을 합의해놓고 인수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이례적으로 신주를 먼저 발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SGA의 주가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미공개 정보가 먼저 흘러나간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GA는 지난 7월 14일 이사회를 열고아시아스트래티지와 KCGI 등을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기준주가인 651원에서 10% 할인된 586원이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SGA의 최대주주가 바뀌고, 가상자산 투자 사업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SGA의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하기 시작했다. 유상증자 발표 전 거래일 종가(701원)와 비교하면 약 40여일 만에 주가가 네 배 이상 급등했다.
주가가 치솟자 SGA의 기존 대주주인 SGA홀딩스, SGA퓨처스, 액시스인베스트먼트, SGA솔루션즈 등은 지난달 26일 아시아스트래티지와 KCGI 등에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지분 매각 가격은 주당 2496원으로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가격인 586원보다 네 배 이상 높다. SGA홀딩스 등 기존 대주주 입장에선 SGA의 주가가 600원대에 맴돌던 시절 아시아스트래티지와 KCGI 등에 유상증자 기회를 준 대신 자신의 구주는 주가가 네 배가량 뛴 다음에 매각하게 된 셈이다.
업계에선 SGA의 기존 대주주인 SGA홀딩스와 새로운 대주주인 아시아스트래티지 등이 이런 거래 구조를 사전에 합의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시아스트래티지 등은 기업의 내실과 상관없이 향후 가상자산 테마로 주가를 끌어올릴 '껍데기 상장사'를 싼 가격에 인수하는 게 최우선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을 확보할 땐 싼 가격에 많은 신주를 새로 찍어 회사에 가상자산 투자에 사용할 신규 자금을 회사에 유입시키는 것도 필요했다. 기존 대주주도 구주를 매각하며 티 나지 않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길 수 있어 이런 구조에 동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시아스트래티지와 KCGI 등은 기존 대주주의 구주를 주가가 급등한 뒤 사긴 했지만 낮은 가격에 유상증자에 참여해 평단가를 낮췄다. 이들이이 이번 유상증자와 구주 인수로 지분 약 57%를 확보할 때 주당 평균 단가는 약 966원이다. 아직 유상증자와 구주 인수가 마무리된 건 아니지만 평가 수익률은 이미 250%를 넘어섰다. KCGI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분산 관점에서 회사 고유 계정을 통해 소액을 투자했다"며 "평단가 966원은 최초 주가 대비 2배 이상 높고, 신주 인수 물량은 1년 간 보호예수에 걸린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투자 성공을 단정짓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아시아스트래티지와 KCGI 등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다는 미공개 정보가 시장에 미리 새어나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특별한 등락 없이 300~400원대에 머물던 SGA는 유상증자 발표 3거래일 전인 지난 7월 9일 돌연 상한가를 기록했다. 유상증자 발표 당일인 7월 14일에도 장마감 이후 유상증자 공시가 나왔지만 장중에 SGA는 이미 상한가를 쳤다. SGA는 이날부터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돼 매매거래가 하루 정지된 뒤 다음날 또 다시 상한가로 직행하는 등 급등세를 이어갔다.
SGA는 전 거래일인 지난달 29일 29.85% 오른 3415원에 거래를 마쳐 상한가를 기록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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