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사상에 올렸던 것으로 추정되는 수박을 반품하려는 손님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사연을 두고 '무개념 진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너무 농익었다고? 귀신은 다 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제사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수박 사진을 공개하며 "이러고 반품하나. 반드시 벌 받을 거다"라고 적었다.
사진 속 수박은 윗부분이 잘려져 있고, 심지어 반으로 토막 난 상태였다. A씨는 "이 상태의 수박을 반품하러 왔다"며 분노를 드러냈다.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생각이란 걸 못 하는 거냐", "조상이 참 좋아하겠다", "수박 살 돈 없으면 제사 지내지 마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저렇게 만들어 놓고 반품하겠다는 건 진상 중의 진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대형마트에서 근무하면 입던 속옷이나 먹다 남은 쌀, 심지어 쓰던 프라이팬까지 반품하겠다는 손님이 있다"며 비슷한 경험담이 이어졌다. 실제로 "코스트코에서 한 철 입은 패딩을 반품하는 사람을 봤다", "주물 프라이팬을 쓰다가 무겁다며 씻지도 않고 반품해 달라고 했다"는 사례도 공유됐다.
이 같은 행태는 한두 번이 아니다. 최근 부산의 한 마트에서는 "수박 구매 후 제사만 지내고 반품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사 지내고 환불·반품 불가"라는 안내문을 내걸기도 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고객 응대 과정에서 이런 무리한 반품 요구는 일상다반사"라고 토로했다.
한편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수박 평균 소매가격은 1개당 3만1076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처음으로 3만원대를 넘어선 뒤 한때 2만원대로 내려갔다가 다시 상승세를 보인다. 폭염·폭우에 따른 작황 부진과 소비 증가가 맞물리면서 가격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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