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인재양성과 설비구축에 10조1000억원의 재정이 투입된다. 인공지능(AI) 관련 대학원을 현재 19개에서 24개로 늘리는 방식 등으로 AI 인력을 1만1000명 양성한다. 데이터센터의 필수품인 그래픽처리장치(GPU)도 1만5000장을 정부가 사들인다. 여기에 AI를 접목한 생활밀접형 상품 300개 제조과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9000억원가량의 국비가 투입된다. 연구개발(R&D) 예산도 역대 최대인 35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AI와 첨단기술에 예산을 집중해 경제체질을 싹 바꾸겠다는 복안이다. 정책 목표인 '잠재성장률 3%'을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AI 3대강국에 10.1조 투입
기획재정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 역대 최대인 27조원 규모의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한 예산을 AI와 첨단기술 사업에 쏟아 부었다.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전환하기 위한 예산을 3조3000억원에서 10조10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렸다. 우선 AI 로봇·자동차·조선·가전·반도체·팩토리 구축에 조단위 자금을 쏟는다. 글로벌 AX 혁신 기술개발에 551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한다. 완전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에 6135억원을 투자한다. 피지컬 AI 기반 자율제조 기술에 2조원의 국비를 투입하기로 했다. 인터넷 연결 없이 각 기기에 장착된 칩으로 AI를 구현하는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개발에 9973억원을 투입한다.
기업이 개발 중인 생활밀접형 제품 300개에 AI 기술을 지원하는 AX-스프린트 300' 사업도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복지부 등 10개 부처가 기업들이 생산 중이 생활제품 300개를 추려 10억~40억원씩 AI 접목기술비를 지원한다. 제품 개발 지원을 위해 2000억원의 저금리 대출도 제공한다. 가령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300개 AI 품목은 자동음향조절 마이크와 피부분석·화장품추천 AI 거울, 신생아 울음소리 분석기 등이다.
공공부문에도 AI 기술을 접목하는데 2000억원을 투입한다. 국민들이 공공행정 서비스를 보다 쉽게 받을 수 있는 데 예산을 중점 투입한다. 세무상담과, 납부신청 등 납세편의 서비스에 AI를 접목하고, 신약허가 과정에서도 AI를 활용한다.
최신 고성능 GPU도 1만5000장 추가로 구매하는데 2조원을 투입한다. 정부가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마련한 1만장과 민간과 협업해 추가로 매입하는 형태로 GPU를 5만장을 확보해둔다는 계획이다.
○AI 인력 1.1만명 확보
AI 투자는 물론 관련 인력 확보에도 1조4000억원을 편성한다. AI·인공지능전환(AX) 대학원을 현재 19개에서 24개로 확대한다. 정부가 발주하고 국비도 지원하는 AI 선도 연구과제를 5개에서 13개로 늘린다. 이들 과제는 석박사 재학생을 대상으로 발주할 계획이다. AI교육과정을 개발해 4대 과기원을 비롯한 온오프라인 교육센터를 통해 확산한다. AI 경진대회도 연다.AI기업펀드에 출자하는 등 AI기업 자금지원에도 7000억원을 투입한다.
AI 산업의 자금을 뒷받침하기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10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도 조성한다. 정부와 민간이 각각 50조원씩 부담하는 이 펀드를 통해 AI와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전략 산업의 투자를 확대한다. 정부는 투입하는 5년에 걸쳐 5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재원은 산업은행 출자금과 정부 보증채 등으로 충당한다. 이를 위해 내년 국민성장펀드 자금으로 1조원가량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밖에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조성한 펀드인 모태펀드 출자금으로 내년에 2조원가량 투입한다. 올해 출자금(9896억원)의 두배에 달하는 규모로 역대 최대다.
내년도 국가 R&D 예산을 35조3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올해보다 5조7000억원(19.3%)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ABCDEF(인공지능·바이오·문화콘텐츠·방산·에너지·첨단제조업) 등 첨단산업 분야별 사업에 10조6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한다.
첨단인력 3만3000명 확보에 1조4386억원을 투입한다. 산학 공동연구를 강화하고, 해외 인재를 5년 동안 2000명가량 유치한다. 박사급 우수연구자에게 장학금을 연간 750만원을 지급하는 사업도 내년에 시작한다. 지방신진 연구자의 연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1억원 미만 R&D 과제에도 2조2657억원을 투입한다.
통상 현안 대응과 수출기업 지원에도 4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무역보험공사 등의 수출정책금융 지원에 1조9000억원을 편성한다. 한국과 미국의 조선업 협력을 위한 한미 기술협력센터를 세우고, 중소 조선사의 미국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710억원을 투입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AI대전환시대에서 뒤진다면 미래가 없다고 보고 AI를 예산의 주축으로 꼽았다"며 "AI에서 성과를 한두 개라도 내면 잠재성장률 제고와 그에 따른 재정건전성도 확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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