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artFragment --><!--StartFragment -->청년층을 중심으로 '청약통장 무용론'이 확산하면서 한 달 새 가입자가 1만명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36만6301명으로, 전월보다 1만67명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달 2687만명과 비교하면 약 50만명, 2년 전 2729만명과 비교하면 100만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22년 6월 2859만927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올해 2월까지 꾸준히 감소했다. 3월에 잠시 반등했지만 이후 4개월 연속 줄고 있다. 가입 기간이 짧아 상대적으로 가점이 낮은 청년층의 외면이 큰 이유로 꼽힌다.
실제 청약 당첨 가점을 보면 1~2인 가구 위주인 청년층이 당첨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지난달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성동구 '오티에르포레' 84㎡A형의 당첨 최저 가점은 76점이었다. 현행 가점제에서 4인 가구가 무주택 기간(15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15년)을 모두 만점으로 채워도 얻을 수 없는 점수다.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30곳의 청약 당첨 하한선 평균도 63점으로, 3인 가구 만점(64점)에 육박했다. 강남권에서는 4인 가구 만점으로도 탈락 사례가 속출했다. 청약통장에 착실히 납입해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이상 가점제에서는 당첨이 어려운 것이다.
높아진 분양가 역시 청년들의 청약 포기를 부추기고 있다. 이날 특별공급에 나선 송파구 '잠실르엘' 전용 74㎡ 최고 분양가는 18억7430만원으로, 옵션을 포함하면 20억원에 가까워진다.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로또 아파트'라 불리지만, 대다수 청년층에게는 언감생심이라는 말이 나올 액수다.
비강남권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분양한 서울 아파트를 살펴보면 영등포구 '리버센트푸르지오위브' 전용 84㎡는 16억9740만원, 구로구 '고척푸르지오힐스테이트' 전용 84㎡는 12억4060만원, 은평구 '힐스테이트메디알레' 전용 74㎡도 13억7820만원에 공급됐다.
통계에서도 가파른 분양가 상승세를 엿볼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4543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7월(2681만원)과 비교하면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수도권 평균도 1860만원에서 2907만원으로 60%가량 상승했다.

최근에는 대출 규제까지 겹쳤다. 정부는 6·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다.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전용 84㎡가 16억8761만원, 전용 59㎡가 12억3347만원으로, 대출을 최대한 받아도 각각 10억원과 6억원이 넘는 현금을 준비해야 한다.
청약통장 가입자 이탈은 주택도시기금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청약통장 저축액을 기반으로 한 이 기금의 여유자금은 2021년 말 49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9조3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여유자금이 10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도 15년 만이다. 전세사기 피해 지원과 정책대출 확대 탓에 지출이 급격히 늘어난 가운데, 청약자 감소로 재원 확충마저 막힌 결과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청약통장 무용론이 퍼지면서 해지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불과 3년 만에 가입자가 200만명 넘게 줄었다. 이 추세라면 주택도시기금이 고갈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현행 가점제에서는 1~2인 가구 당첨 확률이 희박하고, 지방은 미분양 아파트가 많아 청약통장이 없어도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며 “특별공급 확대나 민영주택 추첨제 비중 확대 등 다양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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