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지수가 박스권을 오가다 마이너스 수익률로 8월 장을 마무리했다. 월간 수익률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 3월 후 처음이다. 증권가는 다음달에도 국내 증시가 뚜렷한 동력을 얻지 못한 채 변동성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수 흐름을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업종별 포트폴리오로 대응하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29일 코스피지수는 0.32% 하락한 3186.01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미국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영향 등으로 개장 직후 3200선을 넘겼으나 힘을 받지 못했다. 코스피지수는 8월 한 달 기준으로는 1.83% 내렸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요주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33% 뛰면서 ‘7만전자’에 오른 삼성전자 주가는 이달 2.38% 하락했다. 이날 마감가는 6만9700원. 지난달 말 ‘황제주’(주당 100만원)에 등극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달에만 11.24% 급락했다. SK하이닉스(-1.65%), LG에너지솔루션(-7.97%), 삼성바이오로직스(-6.19%), 두산에너빌리티(-5.95%) 등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줄줄이 약세였다.
상반기 급등세를 탄 금융·증권주도 마찬가지다. KOSPI 금융지수는 이달 들어 0.08%, 증권지수는 0.65% 각각 하락했다.
코스피지수는 주요국과 비교해도 유독 약세였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S&P500지수는 2.56%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7.57%,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4.28%, 대만 자취안지수는 2.95% 수익을 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도 쪼그라들었다. 지난 5월 169조원, 6월 288조원, 지난달엔 298조원을 기록했으나 이달 들어 전날까지 198조원으로 뚝 떨어졌다. 1개월 새 100조원가량 줄어든 셈이다.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정부 정책이 증시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첫 거래일 3%대 급락을 유발한 세제 개편안에 대한 실망감이 여전하다”며 “특히 조선·방위산업·원전 등 기존 주도주의 조정 압력이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나올 주요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하고, 금융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까지 지속된다면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다시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적으로 ‘9월 증시’가 부진했다는 점도 투자자 사이에서 경계심을 높이게 만드는 배경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작년까지 코스피지수의 9월 등락률은 평균 -1.0%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을 염두에 두고 중장기 상승 가능성에 베팅하라고 조언했다. 정성한 신한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조선·방산·원전 등 기존 주도주, 라면과 엔터 등 K컬처 관련주 내러티브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다만 완전히 새로운 상승 동력을 타는 게 아니라 호재가 알려진 선에서 실적이 오르는 정도이다 보니 이전만큼의 급등세를 기대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 업종이 순환매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보다 조정받는 구간에서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좋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선한결/정원우 한국경제TV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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