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O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2001년 출범했다. 중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인도 파키스탄 이란 벨라루스 등 10개국이 회원국이다. 옵서버 2개국, 대화 파트너 14개국까지 포함하면 26개국이 관여하고 있다. 반서방 색채도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시 주석이 오는 9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과 열병식 전 SCO를 성대하게 진행하면서 서방 진영에 대항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 구축을 공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 신화통신은 29일 “일방주의와 패권, 횡포, 괴롭힘은 심각한 해를 끼친다”며 미국을 직격했다.
중국과 러시아, 인도는 SCO 정상회의 기간 각각 정상회담도 한다. 3국 정상이 한데 모인 건 지난해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 이후 10개월 만이다. 중국과 참여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및 패권주의를 견제하기 위한 공동성명, 이른바 ‘톈진 선언’을 낼 가능성이 높다. 제러미 찬 유라시아그룹 중국·동북아시아팀 수석분석가는 “성명에 미국을 직접 비판하는 내용이 담기고 인도까지 공동성명에 참여한다면 인도가 중국·러시아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번 SCO 정상회의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전략이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지,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전개되는 패권 경쟁에서 러시아의 입지 확보도 푸틴 대통령의 과제로 꼽힌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우크라이나전을 끝내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제휴를 강화해 외교 공간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인도가 중국 쪽으로 확연하게 기울기도 쉽지 않다. 모디 총리는 SCO 정상회의에 참석하지만 푸틴 대통령과 달리 중국 전승절 행사에는 불참한다. 모디 총리가 중국 방문 전 이시바 총리와 회담하고 일본과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 역시 미국 등 서방과 중국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려는 중립 외교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SCO 정상회의가 현재로서는 미국을 대상으로 한 동맹 조직 성격이 부각되고 있지만 공동 협력체로 실질적 행동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공동 행동을 위한 수단이 많지 않고, 워낙 각국 이해관계가 다른 데다 인도는 강대국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필요성이 높아 성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베이징=김은정/도쿄=김일규 특파원/이혜인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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