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이번 감축 이유로 학령인구 감소와 지난해 ‘늘봄지원실장’ 임용 등으로 인한 한시적 수요 증원의 기저효과를 제시했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00년 700만 명 수준이던 학령인구는 지난해 500만 명 아래로 줄었고, 2035년 400만 명 초반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교사 선발을 줄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조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미 공립 교원 결원이 8661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정원을 감축하는 것은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는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교사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임용 대기자’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몇몇 과목에서는 합격하고도 수년간 발령을 받지 못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교원 정원을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공교육 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매년 정년·명예퇴직 규모를 반영해 최종 선발 인원을 확정한다. 이번 사전 예고 인원은 잠정치일 뿐이다. 지역별 결원이나 특별한 수요가 발생하면 이번 발표보다 인원을 더 늘릴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발표만 가지고 ‘일방적 감축’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중고등학교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으로 과목 선택권은 늘었지만, 정작 교사가 부족해 한 명이 3~4과목을 동시에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수업 준비와 생활지도 부담이 커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현장 목소리가 크다. 교사 한 명이 담당하는 학생 수를 줄여야 개별 지도가 가능해지고, 교육과정 다양화에도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전교조 등 교원 단체는 “교사 수는 교육의 질을 담보하는 최소 조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농어촌 소규모 학교에는 필수 교원을 배치해 지역 소멸을 막아야 하고, 교사 정원의 산정 기준도 단순 학생 수에서 학급 수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핀란드, 일본 등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면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다. 단순히 학생 수 감소를 근거로 교원을 줄이는 것은 미래 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교육부는 단기적으로 학생 수에 맞춰 선발 인원을 줄이겠다는 발표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비교과 영역 확충, 미래 교육 수요 대비 등에 대한 전략까지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 교사 1인당 담당 학생 수를 OECD 평균 수준까지 낮추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정규 교사 외에도 상담, 돌봄, 다문화 지원 등 다양한 전문 인력을 확충해 교사의 수업 및 생활지도 부담을 줄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교원 채용 정책이 단순한 수급 조정에 머문다면 장기 과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학급당 학생 수 개선, 교과 선택권 보장, 교원 업무 정상화 등은 보다 심도 있는 검토와 사회적 논의를 거치는 게 필요하다. 교원 정책의 방향이 향후 수십 년간 한국 공교육의 질을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서욱진 논설위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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