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경기 북부 주요 산업시설을 조사한 결과, 톨루엔·자일렌 등 법적 규제가 없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반복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VOCs는 끓는점이 낮아 쉽게 증발하는 유기화합물이다. 벤젠·스타이렌처럼 발암성이나 악취를 일으키는 성분이 많고, 광화학스모그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번 조사는 도장·건조, 인쇄, 섬유 가공, 고형연료 사용, 동물 소각 등 5개 업종 35개 사업장에서 진행됐다. 분석 결과, 총 17종의 VOCs가 검출됐다. 모든 업종에서 방향족 화합물(벤젠 고리를 포함한 물질, 대표적으로 톨루엔·자일렌)이 전체 배출량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톨루엔은 장기간 노출 시 두통, 피로, 간·신장 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고, 자일렌 역시 피부·호흡기 자극과 간 기능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고형연료(SRF) 사용시설에서는 염소계 VOCs가 상대적으로 많이 검출됐다. SRF는 가연성 폐기물을 가공해 만든 연료로, 에너지 재활용에 쓰이지만 대기오염물질 배출 우려도 있다. 도장·인쇄·섬유가공 시설에서는 산소계 VOCs가 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환경보전법상 규제가 없는 톨루엔은 최대 1.333ppm, 자일렌은 최대 0.420ppm 수준으로 반복 검출됐다. 전문가들은 장기 노출 위험성을 고려할 때 관리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문희천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북부지원장은 "이번 조사는 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미규제 물질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며 "과학적 조사를 통해 도민 건강을 보호하고 안전한 대기환경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경기=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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