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가톨릭 학교 성당에서 지난 27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자녀에게 총격 대응법을 가르친 부모 사례가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총기 사건에 대비해 가정에서 자녀를 훈련시키는 부모들의 사례를 보도했다. 미국 내 다수 학교에서는 총기 사건 발생 시 학생들이 어두운 교실 안에서 문을 잠그고 숨어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가정에서의 추가 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거주하는 이카 매클라우드는 지난해 9월 7살짜리 딸과 함께 총격 상황을 가정한 훈련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큰 화제를 모았다. 영상에서 매클라우드는 딸에게 숨을 죽이고 움직이지 않는 법, 다른 사람의 피를 묻혀 부상당한 것처럼 위장하는 법 등을 가르쳤다. 현재 해당 영상은 34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매클라우드는 작년 9월 조지아주의 한 고교에서 발생한 초기 사건으로 4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한 후 아이에게 훈련을 시작했다. 매클라우드는 CNN에 "(훈련의) 초점은 내 감정이 아니라, 아이가 생존에 필요한 기술을 전수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매클라우드는 최근 미니애폴리스의 총기 사건을 언급하며 "어른들의 결정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건 어린이들"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집에서 총기사건 대비 훈련을 하는 다른 부모들은 과거 발생한 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영향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세인트루이스에 사는 한 엄마는 26명이 숨진 2012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이 자신에게 전환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후 부모가 된 그는 딸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자 누군가 총을 쏘기 시작하면 도망가서 숨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CNN에 밝혔다.
전문가들은 자녀의 안전을 염려하는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총격 대응 훈련이 반드시 바람직하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소아과 의사이자 총기 규제 단체의 고문으로도 활동하는 애니 앤드루스 박사는 "불안과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훈련으로 인해 아이들의 트라우마가 심해질 수 있다"라며 "아이들이 총기 대응 훈련과 비상 계획에 참여해야 하는 경우 부모와 교사는 아이의 나이와 발달단계, 위치 대처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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