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원장은 공부를 다시 해야 할 것 같습니다.”한 더불어민주당 재선 의원이 식사 도중 수저를 놓고 쓴웃음을 지었다. 지난 15일 사면으로 출소한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의 행보가 여당과 이재명 정부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얘기였다.
그는 “감옥에서 <조국의 공부> 저서를 썼다는데, 정치를 둥글게 하는 법에 관한 공부는 부족했던 것 같다”며 “출소를 지지했던 많은 현역 의원이 그의 행보에 점차 ‘물음표’를 붙이고 있다”고 했다. 특히 입시 비리에 분노한 20·30세대에 제대로 된 사과가 없었고, 마치 처음부터 ‘무죄’였던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걱정은 현실이 되고 있다. ‘SNS 정치’를 선호하는 조 원장의 최근 글들이 불을 댕긴 모양새다. 그는 30일 ‘서울 거주 경제적 상층일수록 극우 청년일 확률 높다’ ‘20대 남성 3명 중 1명은 극우…20대 여성보다 1.5배 높아’라는 제목의 기사 두 건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업로드했다. 해당 보도들은 20·30세대 청년의 극우화가 가파르게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들 연령층을 ‘기득권’ 또는 ‘사회적 고립층’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야권에선 즉각 ‘세대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31일 SNS에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악의적”이라며 “지역과 재산으로 편 가르고, 세대와 성별을 갈라치고 있다”고 썼다. 같은 당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조 원장 논리대로 ‘서울 거주 경제적 상층 청년’이 ‘극우’라면, 자신의 딸인 조민 씨도 극우인가”라고 했다.
국민의힘의 논평을 야당의 ‘관성적 비판’으로만 평가하기 어려운 이유는 조 원장의 뒤바뀐 태도 때문이다. 그는 사면 이후 “청년들 분노가 입시 비리 등 기회의 문제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여전히 죄송하다”며 “사면에 반대한 분들 마음을 풀어드리는 것은 저의 실천에 달렸다”고 했다. 하지만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억울한 옥살이는 검찰과 법원 때문이었다는 묵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게다가 이런 의견을 지지하지 않는 연령층은 ‘극우’라는 프레임까지 끌어들이는 등 지지층 결집에만 힘을 쏟고 있다는 게 정치권 지적이다.
조 원장은 출소 이후 이날 오전까지 총 77건의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38건)의 두 배가 넘는다. 조 원장은 21일 당의 혁신정책연구원장으로 복당했다. 당의 미래 정책을 연구하는 조직의 책임자 자리를 맡았다. SNS 과몰입보단 낮은 자세로 사실을 직시하는 ‘반성의 정치’가 필요한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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