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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디움 채운 데이식스, '국민 밴드' 자부심 된 10년 [리뷰]

입력 2025-08-31 21:17   수정 2025-08-31 21:18


그룹 데이식스(DAY6)가 국내 밴드 최초로 야외 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뜨거운 밴드 열정과 대중성을 모두 잡은 이들은 데뷔 10주년에 '국민 밴드'로서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데이식스(성진, 영케이, 원필, 도운)는 31일 오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10주년 기념 투어 '더 데케이드(The DECADE)'를 개최했다. 전날에 이은 2회차 공연으로, 콘서트는 양일 모두 매진됐다.

보컬·기타·베이스·건반·드럼으로 구성된 데이식스는 지난해 음원차트 역주행 돌풍과 함께 K팝 신에 '밴드 붐'을 일으킨 팀이다. 군 복무로 인한 공백기에 이례적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되면서 이를 추진력 삼아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 '아이돌 명가'인 회사에 밴드 DNA를 깊숙하게 심기도 했다.

공연장의 크기는 데이식스의 성장사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2015년 11월 예스24 무브홀에서 첫 콘서트를 열었던 이들은 이후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핸드볼경기장,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 잠실실내체육관, 인스파이어 아레나 등의 무대를 밟았다. 역주행 인기를 디딤돌 삼아 대중성까지 장착하며 국내 밴드 사상 최초로 고척스카이돔, 케이스포돔(올림픽체조경기장)까지 입성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는 9월 7일 데뷔 10주년을 앞두고 야외 스타디움 공연의 꿈을 이루게 됐다. 공연 시작과 함께 스크린에 띄워진 '2025'라는 숫자가 거꾸로 흐르다 '2015'년에 닿으며 10주년의 의미를 아로새겼다.

약 4만3000석 규모의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은 이날 그라운드석부터 2층, 3층까지 관객으로 꽉 들어찼다. 객석에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다양한 이들이 자리했다. 연인, 친구뿐만 아니라 자녀와 나란히 가방에 데이식스 굿즈인 키링을 달고 공연장으로 향하는 엄마도 있었다. 관객 구성만으로 장벽 없이 모든 리스너에게 가닿는 데이식스 음악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데이식스는 시작부터 팀 인기의 전환점이 되어 준 곡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를 꺼내 들었다. 화려한 불꽃과 함께 시원한 드럼 소리와 보컬이 나오자 관객들은 우렁찬 환호를 쏟아냈다. 이어 콘페티와 다양한 색깔의 폭죽이 터지며 환상적인 무드가 더해졌고, '녹아내려요', '해피', '웰컴 투 더 쇼'까지 히트곡이 쉼 없이 나와 분위기는 단숨에 뜨거워졌다.

데이식스는 현존하는 밴드 중 단연 독보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멤버들을 형상화한 인형을 일제히 키링으로 단 팬들·공연장 가득 반짝인 응원봉에서 팬덤 화력을 체감했고, 히트곡 릴레이를 채운 빈틈없는 떼창에서 대중성을 확인했다. '러브 미 오어 리브 미', '워닝!', '스위트 카오스', '슛 미'를 부르며 모든 에너지를 토해내는 모습은 강렬한 밴드 정체성 그 자체였다. 밴드, 아이돌, 대중가수 이 모든 단어를 쓸 수 있는 팀으로서의 존재감을 현장에서 느껴볼 수 있었다.

야외 공연이 주는 무드 또한 공연의 한 장면처럼 데이식스와 환상적으로 어우러졌다. 뉘엿뉘엿 지는 노을을 배경 삼아 '행복했던 날들이었다'가 흘러나왔고, 어둠이 내려앉아 객석이 더욱 몽환적으로 빛나는 가운데 '좀비', '예뻤어' 등의 곡이 가슴을 파고들었다. 공연장 한편에서 울어대는 매미 소리마저 멤버들의 목소리, 힘 있는 연주와 하나가 되어 흘렀다.

원필은 "야외에서 공연하는 게 꿈이었는데, 10주년에 맞춰서 할 수 있는 건 여기 있는 분들 덕분이다. 데이식스와 마이데이, 예비 마이데이 분들과 함께 만드는 페스티벌 같다. 우리만의 페스티벌 느낌이 나서 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감격했다.

그는 "2015년에 예스24 무브홀에서 처음 콘서트를 했었다. 굉장히 작은 규모의 공연이었는데, 10년 뒤에 고양에서 이렇게 콘서트를 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어제도 현실감이 좀 없었다. 오늘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현장의 분위기, 이 습도, 바람, 온도를 제대로 만끽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웃었다.

데이식스의 10년을 전체적으로 차분히 되짚어보는 듯한 세트리스트가 인상적이었다. 성진은 "이번에 이것저것 많이 넣으려고 노력했다. 세트리스트를 짜면서 정말 고민이 많았다. 웬만한 타이틀곡을 다 넣었다"며 "10주년이다 보니까 잘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땀을 뚝뚝 흘리며 연주하고 노래하는 멤버들, 습한 공기를 뚫고 미미하게 살갗에 닿는 선선한 바람, 드넓은 객석에서 하나 되어 나오는 떼창 목소리까지 전체적인 공연장의 모습이 데이식스가 10년간 해온 음악을 보여주는 듯했다. 흔들리지 않는 밴드로서의 뿌리, 그 안에서 특출난 감성으로 풀어내는 보편적인 메시지가 '티켓이 없어서 공연을 못 본다'는 현재 데이식스의 가치를 만들어냈다.

데이식스는 콘서트에 이어 오는 9월 5일 정규 4집을 발매한다. 현장에서 타이틀곡 '꿈의 버스', '인사이드 아웃'과 수록곡 '디스코 데이'를 공개하며 팬들과 특별한 전야제를 꾸몄다. 타이틀곡은 각각 데이식스가 가장 잘하는 것들을 강조했다. 위로와 희망을 안겨주는 '꿈의 버스', 감각적인 멜로디와 사운드가 인상적인 '인사이드 아웃'으로 각기 다른 매력을 만나볼 수 있다.

공연을 마치며 영케이는 "준비하면서 10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자고 했다. 다양한 음악을 하고 열심히 살아왔던 것 같다"면서 "오늘도 '아 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성진은 "'어떻게 이렇게 버릴 곡 하나가 없을까' 싶더라. 그런 자부심이 있는 팀"이라고 지나온 여정에 스스로 찬사를 보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에게 받은 사랑 최대한 돌려줄 생각이다.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어 원필은 "힘든 일이 많았는데, 잘 버텨서 이곳에 왔다.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여기까지 절대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저희는 처음부터 밴드로 나온다는 것 때문에 좋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 그래서 좋은 곡을 쓰고 싶었고,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여기 계신 분들은 다 우릴 믿어줬다. 감사하다"면서 "10주년은 이제 또 다른 시작"이라고 말해 박수받았다.

끝으로 도운은 "각자 자부심을 가졌으면 한다. 우릴 만들어 준 분들이 여러분들이고, 이 무대를 만들어준 분들도 여러분들이다"라고 밝게 외쳤다. 그러면서 "우린 항상 이 자리에 있을 거다. 힘들 땐 언제든 찾아와라. 나무처럼 꿋꿋하게 있겠다"고 덧붙여 팬들을 감동하게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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