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밀크티 업체들이 자국 음료 시장 경쟁 심화로 앞다퉈 해외로 진출하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커피 소비가 많아 '커피 공화국'이라 불리지만 중국 밀크티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1일 외식·식품업계에 따르면 '차백도'는 지난달 29일 반기보고서에서 한국, 싱가포르, 스페인 등 해외 8개 국가·지역에 진출했다고 밝혔다. 해외매장 수는 40개가 넘는데 이 가운데 한국 매장은 18개에 이른다.
지난 6월 말 기준 차백도의 중국 매장 수는 8444개다. 지난해 홍콩 증시에 상장, 같은 해 1월에는 한국에 해외 첫 매장을 냈다. 강남, 홍대 등지에 매장이 있고, 올해 제주도에도 매장을 열었다.
업계에서는 한국 매장 확대와 관련해 한국인의 중국 여행 수요가 늘면서, 중국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밀크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한국인 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한국인의 중국 여행 수요가 급증했다.
차백도는 프랑스와 미국에도 곧 진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차백도가 앞으로 3년간 해외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내 중국과 해외에서 쌍끌이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차백도 상반기 매출은 25억위안(약 5000억원)이다.
매장 수와 매출에서 압도적 1위인 미쉐는 한국에서 서울을 중심으로 홍대와 다른 대학가 상권 등지에 10개 넘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동남아를 중심으로 중국 본토 이외 지역에 매장 4733개를 두고 있다. 본토에 있는 4만8000여개를 더하면 운영 매장은 모두 5만3000여개에 이른다.
매장 수는 불과 1년 만에 1만개 가까이 늘었다. 매장 수가 급증하면서 올해 상반기 매출은 149억위안(약 2조9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9.3% 증가했다.
미쉐는 지난 6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 100위 안에 들기도 했다.
헤이티는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8개국 28개 도시에 진출했다. 해외 매장은 1년 새 6배 늘어 100개를 넘었다. 뉴욕 등 미국 매장이 30여개로 중국 밀크티 브랜드 중 가장 많다. 한국에는 강남, 명동, 홍대 등 서울 핵심 상권에 매장이 있다.
헤이티와 함께 프리미엄 밀크티로 분류되는 차지(패왕차희)도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다. 앞서 언론에 한국과 일본에도 곧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에서는 밀크티 브랜드 매장이 급증하면서 시장이 포화 상태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지만 공급 안정성 문제가 지적된다.
중국 증권시보는 "밀크티 업체들이 해외에서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해 잠재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지만 원재료 품질과 공급 안정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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