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자체 제작에 돌입했다는 소식 이후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1일 오전 9시14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600원(2.3%) 내린 6만8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4.28% 떨어진 25만7500원을 기록 중이다. 한미반도체도 4.14% 하락한 8만34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칩을 공급받았던 중국 기업이 자체 조달 시도에 나서면서 투자심리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업체이자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중국 알리바바는 자체적으로 차세대 AI 관련 칩을 개발해 시험 중이다. 알리바바의 기존 AI 프로세서는 TSMC가 제조해왔다.
알리바바 외에 다른 중국 기술기업도 엔비디아의 H20 칩을 대체할 제품의 개발에 열을 올리면서 지난주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투자 심리는 싸늘하게 식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 AI 칩 산업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의 주가는 3% 넘게 떨어졌다. 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낙폭이 3%를 넘었다. TSMC, ASML, AMD, Arm, 램리서치, 마이크론테크놀러지 등은 모두 3%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다.
앞서 지난달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등 공급업체에 중국 수출용 H20 칩 관련 부품 생산의 중단을 요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상대로 H20 사용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자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공장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공급할 경우 허가가 까다로워진다는 점도 주가에 발목을 잡고 있다.
미 연방 관보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 내 생산시설에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공급할 때 일일이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도록 한 포괄허가를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2일 정식 관보 게재를 앞두고 이날 사전 공개된 이 관보에서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명단에서 중국 법인인 '인텔반도체 유한공사'(다롄 소재)와 '삼성 반도체 유한공사', 'SK하이닉스 반도체 유한공사' 등 3곳을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낸드 공장,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D램 공장과 다롄 낸드 공장이 내년 1월부터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들여올 경우 매 건마다 허가를 받아야 하게 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6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를 통해 예고됐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한국 반도체 업체들의 중국내 생산이 위축되는 결과로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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