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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나를 잊어라"…리더는 '열심히'가 아닌 '다르게' 일해야

입력 2025-09-01 16:10   수정 2025-09-01 16:18


생각이 바뀌면 모든 게 달라진다. 행동도, 말투도, 일하는 방식도. 새롭게 리더가 된 사람도 마찬가지다. 실무자를 벗어나 조직과 사람을 통해 성과를 내야 하는 위치로 넘어가는 순간. 이 낯선 전환점에 이름을 붙이자면, ‘생각의 터닝포인트’다.

겉보기엔 책상 위 이름표만 바뀐 것 같지만 실은 완전히 다른 게임의 시작이다. 팀원이던 내가 팀장이 되고, 혼자 일 잘하던 내가 누군가를 이끄는 입장이 됐을 때. 이제는 ‘나의 성과’보다 ‘우리의 성과’가 중요한 단계다. 이건 단순한 역할 변화가 아니라 일하는 이유와 관점이 바뀌는 의식의 전환이다.
◇‘더 열심히’가 아니라 ‘다르게’
새롭게 리더가 된 사람들은 안타깝게도 생각보다 이 문턱을 잘 넘지 못한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의 한 연구에 따르면 신임 관리자 10명 중 6명은 승진 후 2년 안에 실패를 경험한다고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익숙한 자신을 내려놓는 일이 어려워서다. 신임 팀장이나 초급 임원들은 흔히 생각한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 열심히 하면 되겠지.” 그렇지 않다. 리더는 ‘더 열심히’가 아니라 ‘다르게’ 일해야 한다. 리더는 내 능력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라 조직의 능력을 키우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리더십 전문가들은 말한다. 승진 직후에는 ’놓아버리기(letting go)’, 즉 과거와의 결별이 필요하다고. 하던 일을 계속 끌어안으면, 팀도 나도 함께 무너진다. 하지만 이 놓아버리기가 어려운 데에는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 익숙한 것은 손쉽다. 낯선 일을 마주할 용기보다 잘하는 일에 손이 먼저 간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해야 할 일보다 예전 일이 훨씬 더 자신 있기 때문이다. 결과가 예측 가능하고 실수할 걱정도 덜하다. 그러니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 안락함에 머물고 싶어진다.

심리학자 애덤 그랜트는 이를 ‘정체성 고착(identity foreclosure)’이라고 부른다. 실무자 정체성에 익숙할수록 새로운 리더 역할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이다. 일 잘하는 나, 손 빠른 나, 혼자 해결하는 나. 그 정체성이 익숙하고 편하다. 그걸 벗는 일은, 어쩌면 ‘이제 나는 예전처럼 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받아들이는 일이기도 하다.
◇놓지 못하는 마음, 내려놓지 못하는 손
리더가 놓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성과 유산이다. 한때 누구보다 잘하던 그 시절의 실적이 아직도 내 손끝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자꾸 손이 가고 괜히 마음이 조급해진다. 그 유산이 망가질까 봐.

“내가 아니면 안 돼”라는 마음. 이 일은 내가 제일 잘 안다고, 내가 아니면 이 정도 퀄리티는 안 나온다고 믿는다. 문제는 그 믿음이 일을 내려놓지 못하게 하고 다른 사람의 성장을 막는다. 스스로를 대체 불가라고 여기는 사람은 결국, 그 자리에 발이 묶인다.

그럴수록 ‘마이크로매니징’의 함정에 빠지기 쉽다. 팀원이 하는 일마다 간섭하고, 기준에 못 미치면 스스로 처리한다. 하지만 리더가 모든 걸 통제하려 들면 팀원들은 주인의식을 잃는다. 그리고 리더 자신도 지친다. 모든 걸 떠맡은 사람은 가장 먼저 무너질 수 있다.

리더가 모든 걸 내려놓지 못하는 데는 또 하나의 심리적 벽이 있다. ‘진정성의 딜레마’. 새로운 역할을 시도할 때, 사람들은 문득 “이건 나답지 않다”는 내적 갈등을 겪는다. 그래서 변화보다 익숙함에 머물게 된다. 그러나 진정성은 고정된 자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성장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Herminia Ibarra ‘Act Like a Leader, Think Like a Leader’, Harvard Business Review Press, 2015)

많은 신임 리더가 “내가 갑자기 바뀌면 어색하지 않을까”를 걱정한다. 하지만 어색함은 변화의 징표다. ‘내가 이 자리에 어울리나?’ 같은 불안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 어색함을 통과해야 진짜 변화가 시작된다. 어색함은 새로운 껍질이 아직 덜 맞는다는 뜻일 뿐, 잘못된 방향이라는 증거는 아니다.
◇익숙함을 내려놓을 용기 ‘언러닝’
동양 철학에 이런 말이 있다. “가득 찬 찻잔에는 더 이상 무엇도 담을 수 없다.” 지금까지 성공으로 이끌었던 방식이 리더에겐 오히려 방해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리더는 찻잔을 비워야 한다. 리더십 전환의 핵심은 이 ‘익숙함’을 비워내는 것, 바로 언러닝(unlearning)이다.

언러닝이란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잠시 내려놓는 것’이다. 익숙함을 손에서 놓고, 새로운 가능성 앞에 다시 손을 내미는 것. 그래서 리더가 된다는 건, 어제의 나와 작별하고 낯선 내일의 나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일이다. 익숙한 나를 내려놓고 불확실한 가능성을 끌어안는 일. 이 터닝포인트를 건너는 순간, 비로소 진짜 리더의 여정이 시작된다.

리더라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가장 많이 찾는 리더십 코치인 마셜 골드스미스의 말을 새겨볼 일이다. “당신을 여기까지 데려온 그것이, 앞으로도 당신을 성공으로 이끌 거라 믿지 마세요.”

김주수 휴넷L&D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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