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해만 세 개의 스팩을 신규 상장한다. 지난 21일 삼성스팩10호가 상장한 데 이어, 22일에는 삼성스팩11호가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어 삼성스팩12호도 예심을 청구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단기간에 연달아 스팩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기존에 삼성증권이 상장한 스팩의 전체 물량이 줄고 있어서다. 지난 6월 삼성스팩9호가 이차전지 소재 기업 케이지에이와 합병을 마쳤다. 삼성스팩7호는 청산됐으며 8호도 곧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 스팩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상장 후 3년 이내에 합병을 성사시켜야 한다. 합병에 실패하면 기한 도래 6개월 전부터 청산 절차를 거쳐 상장폐지 된다.
삼성증권은 올해 삼성스팩9호 합병으로 2021년 이후 4년 만에 합병 실적을 올렸다. 그동안 4·5·6·7호 스팩이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하고 차례로 청산돼 스팩 시장에서는 삼성증권이 유독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주목할 점은 공모 규모 변화다. 삼성증권은 2022년 이후 상장시킨 스팩7호(300억원), 8호(400억원), 9호(200억원)까지 모두 200억원 이상 중대형 스팩을 내세웠다. 하지만 올해 신규 상장하는 스팩10호부터 12호는 공모액이 100억~14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스팩의 크기가 클수록 합병 대상을 찾기 어렵고, 합병 성사 과정에서 주주 동의를 얻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로 스팩9호 합병도 9개월 가까이 소요되며 진통을 겪었다. 과거 대형 스팩 발행에 나섰던 다른 증권사들 역시 최근에는 공모 규모를 다시 100억원대로 축소하는 추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스팩은 합병 시 기업가치 부담이 덜하고 절차도 원활해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증권이 공모 규모를 줄인 것은 최근 스팩 시장 환경에 맞춘 전략적 대응”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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