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108.62
(8.70
0.21%)
코스닥
915.20
(4.36
0.47%)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3000원짜리 김밥에 시금치 넣었다가" 사장님 한숨…무슨 일이

입력 2025-09-02 06:30   수정 2025-09-02 09:03


“작년부터 여름에는 김밥에 시금치를 안 넣어요. 더위에 쉽게 상하고 관리도 어렵지만 무엇보다 값이 너무 올라서 재료비를 감당하기가 힘듭니다.”

서울 중구에서 2대째 김밥집을 운영해 온 김모 씨(50대)는 최근 또 다시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김밥 한 줄 가격을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렸지만 재료비 상승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시금치 대신 부추를 넣는 등 재료를 바꿔쓰며 버티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김 씨는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려 매일 아침 청량리시장에 직접 나가 재료를 사 오고 있다. 여름철 채소 가격이 오르는 건 매년 반복되는 일이지만 갈수록 버티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올 여름 폭염과 폭우가 번갈아 몰아치면서 채솟값이 급등하고 있다. 시금치와 오이를 비롯해 당근, 배추 등 주요 채소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들 장바구니 부담은 물론이고 자영업자들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시금치(100g) 소매가격은 2578원으로 한 달 전(2178원)보다 약 18% 뛰었다. 같은 기간 오이(10개) 소매가격도 1만2318원에서 1만4280원으로 약 16% 상승했으며 당근(1kg)은 3103원에서 3658원으로 18%, 양파(1kg)도 1990원에서 2223원으로 12% 각각 올랐다. 쌀(20kg) 가격도 6만256원으로 전달(5만8607원) 보다 약 3%, 전년(5만1435원) 보다는 17%나 상승했다.

이 같은 물가 상승의 배경에는 폭염·폭우 등 기후변화가 있다. 기상청이 발표한 '최근 폭염·열대야 현황'을 보면 올여름(6월1일~8월31일) 전국 평균기온은 25.7도로 197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더웠다. 폭염일(일최고기온 33도 이상)은 28.1일로 역대 세 번째, 열대야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은 15.5일로 역대 4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최근 잦은 폭우까지 겹치면서 농산물 생육이 크게 위축되고 출하량이 줄어든 게 가격 급등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도 기후 변동성이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8월 경제전망보고서’를 보면 지난 7월 집중호우와 폭염 등의 영향으로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3%포인트 추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상승률도 0.1%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집중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주요 농산물의 침수 피해는 물론 생육·품질 저하가 나타났고 가축과 양식 수산물도 다수 폐사했다”고 설명했다.

치솟는 물가에 한숨이 느는 건 소비자들도 마찬가지.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에 거주하는 이모 씨(60대)는 “요즘같이 채소 가격이 비쌀 때는 아예 안 산다. 가격이 조금 내려갔을 때 한꺼번에 사서 반찬을 많이 만들어 두는 식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한 주에 두 번 정도 장을 본다는 홍모 씨(58세)도 “집에서 밥을 자주 먹는 편이 아닌데도 3인 가구 기준 한 주 장바구니 비용이 8만~9만원은 훌쩍 넘게 들어간다.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양이 확실히 줄었다”고 토로했다.

당분간 채소 가격 불안정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 변수에 따른 공급 부족이 지속되는 데다 생산자물가까지 오름세를 보여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0.20(2020=100)으로 전월(119.77)보다 0.4% 상승하며 두 달 연속으로 증가했다. 해당 지수는 약 1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특성이 있어 향후 밥상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