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 공백을 가죽 전문 브랜드와 제조직매형의류(SPA) 브랜드들이 빠르게 채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폴렌느와 드멜리어 등 가죽 전문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렌느는 스페인 우브리케 가죽 공예 장인들이 제작하는 브랜드로 가방, 주얼리, 가죽 액세서리 등을 내놓고 있다. 가방 가격은 대부분 60만~70만원대다. 폴렌느는 커지는 수요에 힘입어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 일본 도쿄에 이어 작년 6월 서울 신사동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영국 런던 기반의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드멜리어 또한 50만~60만원대 가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FT는 “루이비통 초고가 라인 ‘카푸신’을 포기한 소비자들을 2선 브랜드가 잠식하고 있다”며 “럭셔리 제품의 가격 인상이 중상류층 브랜드와 대중 브랜드에 새로운 기회를 주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폴렌느 등뿐만 아니라 자라도 명품업체의 빈 공간을 파고들었다. 자라는 지난해 12월 영국 유명 모델 겸 디자이너 케이트 모스와 협업해 700파운드(약 126만원)짜리 재킷을 출시하는 등 고가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자라의 기존 평균 판매 가격(34달러)을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자라가 럭셔리 브랜드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가격 전략을 구사할 기회를 맞았다는 게 FT의 해석이다.
올 들어 명품업체들은 가격 인상의 쓴맛을 제대로 보고 있다. 최상급 브랜드인 에르메스는 타격이 덜하지만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구찌를 보유한 케어링그룹은 매출 감소세가 뚜렷하다. LVMH의 올해 상반기 패션·가죽 부문 매출은 191억1500만유로(약 31조23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이소이 기자 clai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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