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맏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동시에 소환해 ‘매관매직 의혹’ 수사를 본격화한다.김형근 특검보는 1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등을 김 여사에게 선물했다고 자수한 이 회장을 2일 오전 10시, 박 전 실장을 오후 2시에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검사 출신인 박 전 실장은 이 회장의 사위다.
김 특검보는 “특검 수사의 본질은 선출되지도, 법에 의해 권한이 부여되지도 않은 사인(私人)이 대통령실 자원을 이용, 사욕을 위해 대한민국 법치 시스템을 파괴한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여사가 2023년 3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권성동 의원을 밀기 위해 통일교 측에 ‘집단 입당’을 직접 요청한 당사자인 것으로 조사되면서 광범위한 유착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특검이 작성한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 공소장에 따르면 윤씨는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을 입당시켜 권 의원을 당 대표로 미는 방안을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논의했다. 공소장에는 이 계획이 2022년 11월 초순 김 여사가 전씨를 통해 윤씨에게 전달·요청된 것이라고 적시됐다. 김 여사는 2022년 3월 윤씨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 (한학자) 총재님께 감사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특검팀은 통일교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권 의원과 접촉한 정황도 파악했다. 윤씨는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통일교 정책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해주면 신도들의 조직적 투표 등을 통해 대선을 도와주겠다”며 1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통일교 요청이 정부 정책에 반영된 정황도 드러났다. 2022년 3월 윤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아프리카 프로젝트 ODA(공적개발원조) 지원을 요청한 지 8일 만에 외교부 계획서에 아프리카 ODA 두 배 증액이 포함됐다.
한편 1억원 수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이날 국회에 제출됐다. 오는 9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될 예정이며,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