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연구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매년 약 1만 명의 이공계 석·박사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이공계 해외 유학생은 2만9770명으로, 이 중 9332명이 석·박사생이었다. 이 같은 추세는 현재 진행형이다. 1일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서울대 2025학년도 전기 대학원 모집단위별 충원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공계(공대, 자연과학대) 석·박사 과정 미달 인원은 269명에 달했다.
의대 쏠림에 따른 이공계 붕괴는 연구 현장에 직격탄이 됐다. 서울대 이공계열 석·박사 과정을 모집한 학부(학과) 중 정원을 채우지 못한 곳이 75%에 달했다. 자연과학대는 석·박사 과정의 81.6%가, 공대는 70.4%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연구 인력은 매년 줄어드는데 한국을 떠난 이공계 인재가 돌아오지 않는 것도 문제다. 미국에 취업한 한국인 과학기술계 인재는 14만4000명에 달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매년 발표하는 두뇌유출지수에서 한국은 64개국 중 24위(2021년)에서 30위(2024년)로 하락했다. 순위가 낮을수록 더 많은 인재가 해외로 떠났다는 의미다. 학계는 이들의 빈자리를 외국인 유학생으로 채우고 있지만 이들의 수준이 높지 않은 게 문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을 떠난 과학 인재의 과학저널 기여도는 2022년 기준 1.69였고 한국으로 들어온 과학 인재의 기여도는 1.41에 그쳤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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