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원더걸스 출신 유빈이 암 전이로 고통받는 가족을 위해 국회 국민동의 청원 동참을 호소했다.
유빈은 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에게 소중하고 사랑하는 가족에게 안타까운 일이 생겨 이렇게 글을 올린다"며 청원글을 공유했다.
유빈은 "큰언니가 2020년에 유방암 진단을 받고 지금까지 힘겹게 치료를 이어왔는데, 안타깝게도 지난해 뇌까지 전이돼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며 "다행히 효과적인 치료제를 어렵게 찾아냈지만, 현실적인 여건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힘든 상황이라, 언니를 조금이라도 지키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도움을 요청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앞으로 유방암 환우분들이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와도 연결된 중요한 문제"라며 동참을 거듭 호소했다.
유빈이 공유한 글은 '유방암 뇌전이 치료제 투키사(투카티닙)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및 신속한 처리 요청에 관한 청원'이다.
청원자는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절반이 결국 뇌전이가 되는데, 기존 항암제는 혈액뇌장벽을 넘어가지 못해 뇌나 척수 등에 생긴 암이 치료가 안 되어 환자는 매우 위험한 상황에 빠진다"며 "과거 뇌전이는 외과수술, 방사 치료 외 뚜렷한 대안이 없어 악화하는 병세를 속절없이 지켜봐야만 했지만, 최근엔 좋은 약들이 개발돼 뇌전이 치료의 길이 열렸다"면서 유방암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가 입증된 필수 치료제 '투키사(성분명 투카티닙)'가 식약처 허가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청원자는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은 센터를 통해 세 싸이클(9주)마다 각종 구비서류를 넣고 8주를 기다려 겨우 약을 구할 수 있지만, 그 비용은 상상을 초월한다"며 "투키사 약값만 2개월에 3000만원에 달하는데, 투키사는 다른 항암제와 함께 써야 되는데 비급여 항목이다 보니 원래 건강보험이 적용되던 나머지 약마저 비급여로 전환되어 5만원이던 약이 100만원으로 가중돼 연 2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치료비를 지불해야만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 재산을 처분해서라도 생명을 붙잡아야 하는 절박함에 내몰리는데, 평범한 직장인이 감당 불가능한 비용 때문에 환자와 가족들은 치료를 포기하거나 서로 미안한 마음에 매우 고통받고 있다"며 투키사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요청했다.
우리나라는 국가암검진사업의 일환으로 유방 검진이 활성화돼 있어서, 전체 유방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조기에 유방암을 발견한다. 조기 유방암은 5년 생존율 90%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거나 치료 후 재발할 경우 예후가 좋지 않다.
특히 전체 유방암의 약 25%를 차지하는 'HER2 양성 조기 유방암'은 다른 유방암에 비해 진행이 빠르고 공격적이다. HER2 양성 조기 유방암은 HER2 음성 유방암에 비해 뇌로 전이되는 경향이 1.89배 높으며, 뇌로 전이되면 생존율이 낮아진다. 2022년 발표된 국내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비교해보면, 타 부위로 전이된 환자는 34%였지만, 뇌전이 환자는 10.7%로 낮았다.
최근 HER2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다수 출시되면서 과거보다 치료 환경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뇌전이 재발 위험을 낮춘 효과적인 치료제는 부재한 상황이다. 뇌에 있는 뇌혈관 장벽이라는 보호막이 일반 혈관에 비해 더 촘촘해서 약물이 투과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투키사는 암세포에 많이 발현되는 HER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티로신키나제 억제제(TKI)다. HER2의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해 종양세포 생존, 증식, 전이를 억제하고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국내에서는 2023년 12월 판매가 허가됐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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