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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과 창작자를 잇는 '커미션'…'서브컬처 대중화' 이끄는 이 스타트업"

입력 2025-09-02 16:51   수정 2025-09-02 17:22

‘서브컬처의 대중화’. 하위문화, 비주류 문화를 주로 일컫는 서브컬처와 대중화는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서브컬처를 대중이 더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곳이 있다. 주문형 창작물 거래 플랫폼인 ‘크레페’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쿠키플레이스’다. 서브컬처 콘텐츠 제작을 의뢰하는 과정인 ‘커미션’을 안전하게 중개하며 동시에 새로운 창작자를 발굴하는 역할도 한다. 모순 같은 ‘서브컬처의 대중화’를 현실로 만들고 있는 장동현·남선우 공동대표를 1일 만났다.
커미션을 제도권으로...AI는 배제한다
쿠키플레이스는 2022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커미션 창작물 개인간거래(C2C) 플랫폼인 ‘크레페’를 운영한다. 구매자는 자신이 원하는 서브컬처 창작물을 창작자들에게 의뢰할 수 있고, 반대로 창작자는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올리며 홍보할 수도 있다.

장 대표는 회사 설립 배경을 두고 “맛있는 참기름은 지인을 통해서만 살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커미션 역시 거래가 활발했지만 인맥이나 온라인 직거래에만 의존하다보니 돈만 받고 창작자가 사라지는 ‘커미션 론’ 같은 문제가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크레페는 거래 대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거래액의 10%를 수수료로 받으며 직거래의 불신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크레페는 단순히 콘텐츠 외주나 아웃소싱 창구에 그치지 않는다. 팬덤이 함께 형성·확산되는 공간으로, 서브컬처의 열기를 한층 높이고 있다. 창작자 또한 서브컬처 마니아로서 다른 이들의 작품을 구매하는 등 창작자와 구매자 간 경계가 흐릿하기 때문이다. 남 대표는 본인도 구매자인 동시에 창작자라며 “크레페는 구매자와 창작자의 비율이 2대 1도 되지 않을 만큼 경계가 모호하다”고 했다. 이어 “많은 이용자가 ‘헤비 유저’인 만큼, 다양한 취향을 서로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기준 약 37만명이 크레페를 이용한 가운데, 9만 7000명의 창작자가 등록돼 있다.

창작자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본인 인증과 계좌 인증만 거치면 된다. 별도의 심사 과정이 있는 다른 플랫폼과 달리 진입 장벽이 낮아 창작 자유도가 높은 것도 특징이다. 그러나 쿠키플레이스는 ‘자유로운 창작’이라는 서브컬처의 특성을 지키면서도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창작물 제작과 인공지능(AI) 활용을 금지하고 있다. 장 대표는 “AI는 인간 창작자를 대체할 수 없다”며 “특히 경력 초기의 창작자들에게 커미션은 팬덤을 만들고 커리어를 이어가는 중요한 통로”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안티(반대) AI 원칙을 분명히 밝히는 플랫폼은 사실상 우리뿐”이라며 AI 사용을 잡아내는 기술도 자체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했다.

창작물이 AI가 만든 콘텐츠로 무작정 오해받아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보호 절차도 마련했다. 두 대표는 AI가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고도화되고 있다며 창작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커미션으로 창작자 키운다…쿠키플레이스, K-서브컬처 생태계 확장”
장 대표는 “커미션은 ‘창작자가 어떻게 탄생하는가’에 대한 답을 보여주는 과정”이라며 서브컬처 플랫폼이 K-콘텐츠 생태계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 창작자가 팬덤을 형성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K-콘텐츠 산업을 이끄는 웹툰 작가 같은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남 대표는 해외 구매자들이 크레페 이용자 수의 8~9%를 차지하는 가운데, 상당수가 K팝을 통해 크레페로 유입되거나 반대로 크레페를 통해 K드라마 등을 접한다고 설명했다. 서브컬처가 K-콘텐츠 산업 확장의 연결고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도 커미션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 게임사 미호요는 커미션 플랫폼 ‘미화시’의 주요 주주로 참여해 자사 지식재산권(IP) 기반의 2차 창작을 장려한다. 이를 통해 게임 팬덤과 커미션 플랫폼을 동시에 확장하며 콘텐츠 산업 전체를 키우고 있다. 장 대표는 “2차 창작을 유도해야 원작의 인기도 연장된다”며 “쿠키플레이스도 국내에서 이 같은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서브컬처 산업의 플랫폼화도 두드러진다. 서브컬처 강국인 일본에는 스켑(Skeb)이 있고, 미국에선 2년 전 브이젠(VGen)이라는 커미션 특화 플랫폼이 등장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 리서치 인텔렉트에 따르면 애니메이션·만화·게임·소설을 포함한 글로벌 서브컬처 시장은 지난해 209억 달러(약 30조 원)에서 2031년 485억 달러(약 70조 15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0.5%에 달한다.

쿠키플레이스 역시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매출은 2023년 12억 원에서 2024년 23억 원으로 늘었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42억 원이 예상된다. 지난해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20억 원 투자를 유치했으며 정부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TIPS) 프로그램에도 선정됐다.

‘서브컬처는 단순히 일본 문화를 즐기고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 두 대표는 각국이 고유의 요소를 반영한 서브컬처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우리도 한국적 서브컬처를 확립해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크레페도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하면서 국내 창작자들이 더 많은 구매자와 만날 수 있도록 투자·협력, 외부 기업과의 제휴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서브컬처 플랫폼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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