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순천시의 한 유명 이비인후과 원장이 수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를 투약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파장이 일어나고 있다.
순천경찰서는 조례동 모 이비인후과 원장 A(58)씨와 간호사 B(24)씨에 대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A 원장은 지난 2018년 9월부터 지난 2024년 11월까지 향정신성의약품에 해당하는 졸민정, 알프람정, 졸피람정 등을 간호사 등의 명의로 대리 처방받아 복용한 혐의를 받는다.
A 원장은 환자에게 투약하고 남은 마약류 주사액도 폐기한다는 이유로 외부로 반출해 개인 용도로 활용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해당 마약류 주사액은 주로 수술 환자의 수면 마취에 사용되는 약물인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수년 전부터 이런 행위가 반복되자 병원 측의 수사 의뢰로 결국 들통이 났다.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일부 간호사는 경찰 조사에서 최근 2~3년 사이 수십차례 원장 A씨가 마약 성분 일종인 바이파보주 등의 주사를 투약받은 사실을 실토했다.
수술실에서 마약류 관리 업무를 맡은 간호사 B씨는 A 원장이 직원들 몰래 환자에게 투약 후 남은 바이파보주를 자주 가져가자 책임 문제 때문에 겁이 나 메모를 할 만큼 되풀이됐다고 상황을 밝혔다.
B씨는 "지난해 3월 A 원장이 수술할 때 수면 마취제로 사용하는 바이파보주를 자주 외부로 갖고 나가는 것에 대해 너무 힘들어 일을 그만둔다고 했었다"며 "이후 안 가져간다고 하다가 지난해 11월부터 다시 가져가는 행동이 지난 5월까지 이어져 메모장에 적어놨다"고 말했다.
B씨는 지난해 11월 A 원장의 지시로 바이파보주 1개를 전달하고, 환자 한명에게 바이파보주 1개를 사용했음에도 2개를 사용한 것으로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 상에 허위 보고를 한 혐의를 받는다.
또한, 간호사 C씨는 "A 원장이 본인에게 수십 차례 놔주라고 하면서 건넸던 주사가 향정신성 의약품 성분이었다"라며 "그 당시에는 어떤 주사액이 들어 있는지 모르고 시킨 대로만 했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A 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대리 처방받아 복용한 사실은 있지만 직접 주사로 맞지는 않았다. 바이파보주도 가지고 나가 밖에서 버렸을 뿐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혐의를 부인 중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