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주택가 살인 韓남성, 공항 동행한 경찰도 따돌리고 범행

일본 도쿄에서 한국인 여성(40)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한국인 박 모(30) 씨가 2일 일본 경찰에 구속된 가운데, 박 씨는 경찰의 공항 동행까지 따돌리고 돌아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10월쯤 일본어 학습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피해 여성과 알게 된 후 올해 4월부터 교제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입국해 피해 여성의 집에 머물렀지만 피해 여성은 지난달 29일 "한국에서 온 교제 상대에게 식당에서 헤어지자고 이야기했더니 그가 화를 내서 집으로 돌아왔다"며 "며칠 전에는 폭력을 행사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일본 경찰은 박 씨에게 "여성 근처에 접근하지 말 것"을 구두 경고하고, 피해 여성에게는 피신을 권했다.

또한, 경찰은 남성이 "오사카에 들렀다가 귀국하겠다"고 하자 도쿄역까지 따라가 그가 고속열차 신칸센에 탑승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박 씨는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피해 여성이 거주하는 곳을 다시 방문했다. 결국 경찰은 다시 나리타 공항까지 박 씨와 동행해 그가 출국 수속을 밟는 모습까지 지켜봤다.

그러나 박 씨는 출국하지 않은 채 몰래 돌아와 범행을 저질렀다. 도쿄 미나토구에 거주했던 피해 여성은 지난 1일 사진 스튜디오를 방문했다가 잠시 건물 밖으로 나간 사이 박 씨에게 습격을 당했다. 박 씨는 이후 도주했지만, 경찰은 사건 직후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행방을 쫓아 같은 날 밤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박 씨를 체포했다.

박 씨는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다.

피해 여성은 피를 흘린 채 길가에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여성에게서는 목에 자상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발견됐다. 현지 언론에서는 용의자와 피해자의 이름과 나이 등 신상이 공개됐다. 특히 용의자의 경우 체포 후 경찰차로 호송되는 장면 등 얼굴도 공개됐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