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예산안은 오는 12월 국회 예산심사를 거쳐 최종 확정되지만, 정부는 올해만큼 예산을 투입해 사업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정부가 사업 부진을 이유로 올해 GTX 관련 예산을 감액했다. 그런데도 노선별로 민자 구간 공사가 이미 시작된 만큼, 재정 구간 공사 일정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의 공약대로 GTX 사업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올해 일부 감액에도 내년도 예산은 정상 편성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일부 구간 개통을 진행한 A 노선은 지난해부터 수서~동탄역, 운정중앙~서울역을 부분 운행 중이다. 2028년 삼성역 완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사업 지연으로 정부가 시행자인 SG레일에 손실보전금을 지급하고 있다. 애초 삼성역은 2021년 개통될 예정이었지만, 서울시의 기본설계기간 지연과 총사업비 변동으로 개통이 2028년까지 늦춰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서 손실보전금으로 164억원을 지급했다. 내년에는 순이익이 1350억원 이상이어야 정부가 손실보전금을 내지 않는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내년 GTX-A의 운영수익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면 내년에 정부가 내야 하는 손실보전금 규모는 1300억원에 달한다. 삼성역 일부 개통이 가능한 2027년이 돼야 순이익 개선이 가능한데, 손실보전금 규모가 커지면서 정부는 서울시에 구상권 청구까지 검토 중인 상황이다.

사업이 연기되면서 올해 예산도 감액됐다. GTX-B 노선 중 용산~상봉 구간은 재정 구간인데, 당초 2968억원이 집행될 예정이었던 예산이 1222억원 감액됐다. 주민 반대 등으로 올해 사업비의 절반가량을 내년 이후 집행하기로 한 것이다. 도심 내 철로가 지나는 지역에는 필수적으로 환풍구를 설치해야 하는데, 설치 지역마다 주민들이 공사를 반대하고 민원을 제기해 지자체 협의에 시간이 더 걸린다는 설명이다.
상봉에서 마석까지 이어지는 민자 구간 공사도 지난해 3월 2030년 개통을 예고했지만, 지연이 불가피하다. 지난 5월에서야 착공 보고서가 제출됐기 때문이다. 그나마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남은 사업 일정 지연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수원에서부터 양주 덕정역을 잇는 GTX-C는 사정이 더 어렵다. 지난해 1월 착공식을 진행했지만, 높아진 공사비가 발목을 잡으면서 아직 실제 착공 예정일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국토부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맺은 실시협약에 따르면 총사업비는 4조6000억원이다. 그런데 실시협약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공사비 부담이 커졌다. 총사업비를 2000억원 이상 올리지 못하면 사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건설업계의 의견이다.
그러나 C노선 사업이 물가 특례를 적용받지 못하면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실시협약 체결이 공사비 증액 제도 이전에 체결해 소급 적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일부 건설사는 아예 철수를 검토 중이다.
이에 정부는 시행사의 운행수입 인정액 확대 등 다른 보완 방안을 제안하는 등 사업 진행을 위한 해법 모색에 나서고 있다. 2028년 개통 계획을 지키지 못할 경우 노선이 지나는 수도권 3기 신도시의 교통 인프라 확보도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어떤 식으로든 민간의 사업비 증액 요구를 해결하지 못하면 3기 신도시 공급 계획까지 모두 틀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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