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딸 김주애(사진)가 동행했다. 국제사회에 김주애가 북한 정권의 후계자라는 것을 공식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2일 오후 5시께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 바로 뒤에 서 있는 김주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2018년 3·6월과 이듬해 1월 김정은의 방중에 동행한 부인 이설주의 모습은 사진 속에선 보이지 않았다. 김주애가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의도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4대 세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이미지 실추 우려가 있음에도 김정은이 첫 번째 다자외교에 김주애를 대동한 것은 후계 구도를 공식화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북한은 후계자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 위해 중국 방문이나 국제 행사를 통해 ‘인정’받는 패턴을 반복했다”며 “이번 김주애의 중국 방문 동행은 1983년 김정일의 중국 방문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2022년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김주애는 최근 김정은의 북한 내 중요 일정에 동행하며 존재감이 커졌다. 올 들어 나진조선소에서 진행된 해군 구축함 진수기념식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서 이설주를 대신해 김정은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작년 8월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무기체계 인계·인수 기념식에선 고모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조카 김주애 앞에서 허리까지 숙이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주애가 3일 전승절 열병식 행사장에도 공식적으로 등장한다면 중국이나 러시아 등으로부터 북한 후계자로 직간접적인 인정을 받는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향후 4대 세습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북한이 김주애를 미래세대의 상징으로 내세운 것일 뿐 아직 후계자 공식화로 보기엔 이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북한은 2013년생으로 알려진 김주애를 아직까지 후계자로 공식 발표한 적은 없다. 김정일과 김정은의 후계자 시절 때처럼 김주애가 ‘장군’ ‘위대한 후계자’ 등의 공식 칭호를 받았는지도 불분명하고 김주애의 단독 행보가 아직 공개된 적도 없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