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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세권 땅이 '흉물' 됐다"…신도시 집주인들 '한숨' [돈앤톡]

입력 2025-09-04 13:06   수정 2025-09-0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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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2기 신도시가 '버려진 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StartFragment -->수요 없는 자족용지로 지정된 금싸라기 땅이 20여년째 방치되고 있는 탓입니다.<!--EndFragment -->

신축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선 경기 평택 고덕신도시 초입에는 풀이 무성한 땅이 방치돼 있습니다. 지하철 1호선 서정리역에서 불과 500m 떨어진 역세권 부지이지만, 도시지원시설용지로 용도가 제한된 탓에 주인을 찾지 못한 결과입니다.

28일 개발업계에 따르면 평택 고덕, 인천 검단, 파주 운정 등 수도권 2기 신도시 도시지원시설용지 536만㎡ 가운데 미매각 부지(공급 예정 포함)는 올해 상반기 기준 167만5000㎡에 달합니다. 2기 신도시 조성을 시작한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전체의 약 31%가 팔리지 않았습니다. 지역별로는 평택 고덕이 60만㎡로 가장 많았고, 인천 검단도 40만㎡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수도권 2기 신도시, 미매각 부지에 몸살…"역세권도 방치"
도시지원시설용지는 주택 건설이 불가능하고, 지을 수 있는 건물은 도시의 자족 시설로 제한됩니다. 대표적인 시설이 지식산업센터인데, 시장에서는 이미 공급 과잉으로 외면받는 처지입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경기도 지식산업센터 16만2509실의 공실률은 14%에 달합니다. 이천시(70%), 양주시(68%), 오산시(39%), 과천시(37%) 등은 공실률이 평균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지을 수 있는 건물이 지식산업센터인데, 시장에서 수요가 없으니 도시지원시설용지는 장기간 도시의 흉물로 남았습니다. 추후 미매각 용지가 팔리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보니 사실상 버려진 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평택시 고덕동의 A 공인중개 관계자는 "버려진 옛 건물과 제멋대로 자란 덩굴 등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탓에 주민들도 근처로 가지 않는다"며 "금싸라기 같은 초역세권 땅이 버려져 흉물이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자족 기능 강조한 3기 신도시…"소비자들은 주택만 찾아"
'빈 땅'에 대한 공포는 수도권 3기 신도시에도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2기 신도시에서 도시지원시설용지 비중은 평균 5% 수준이었지만, 3기 신도시는 자족 기능을 강조하면서 이 비중이 약 11%(500만㎡)까지 확대된 탓입니다.

3기 신도시 가운데 도시지원시설용지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인천 계양(19%·63만㎡)입니다. 부천 대장(15%·48만㎡), 남양주 왕숙(9.8%·122만㎡)이 뒤를 잇습니다. 면적 기준으로는 광명 시흥이 135만㎡에 달해 가장 큽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산하 토지주택연구원은 '3기 신도시 개발 전략 및 계획 기준 수립 연구'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3기 신도시를 자족 도시로 만들겠다고 공표했으나 산업 수요의 부족과 규모의 과대 등 실현성에 대한 문제가 표출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남양주 왕숙 도시지원시설용지 비중을 기존 13%(139만㎡)에서 9.8%로 줄이는 등 3기 신도시 내 도시지원시설용지 비중을 낮추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보다 전향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기업을 유치해 각 지역에서 일자리를 확충한다는 목표가 비현실적이라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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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미매각 토지의 용도를 전환해 주택공급 대책에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새로운 신도시를 조성하거나 공공시설을 복합개발하는 것보다 손쉽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매각된 토지도 생활형숙박시설 등 주거용으로 전용된 경우가 많기에 자족 기능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는 "자족 기능을 강조하면서 2기 신도시에 수요가 적은 비(非)아파트 용지를 대거 포함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아파트만 찾았다"며 "매각에 성공한 업무 용지도 대부분 주거용 오피스텔로 분양돼 당초 직주근접이라는 의도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서울 접근성이 낮은 2기 신도시 미매각 토지는 미국식 은퇴자 마을(CCRC)이 입주할 수 있도록 용도를 변경하고, 상대적으로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3기 신도시는 서울로 출퇴근하는 청년층을 위한 주택 용지를 대폭 확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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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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