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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톱박스 갑질' 브로드컴, 130억 상생기금 내놓는다

입력 2025-09-03 16:52   수정 2025-09-04 00:47

국내 셋톱박스 제조사에 자사 반도체 부품 사용을 강요한 혐의를 받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의의결 절차를 통해 사건을 마무리하게 됐다. 기존 강제 거래 관행을 멈추고 130억원 규모 상생기금을 조성해 국내 산업 지원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공정위는 3일 브로드컴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이런 내용의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이란 기업이 공정위 제재를 받는 대신 자체 시정 방안을 마련해 이를 공정위가 받아들이면 위법 여부를 따지지 않고 조사를 종결하는 제도다.

조사 결과 브로드컴은 국내 셋톱박스 업체에 자사 부품을 반드시 장착하도록 요구하거나 경쟁사 제품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계약 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스템반도체 수요량의 절반 이상을 브로드컴에서 구매하도록 요구하거나 이를 조건으로 혜택을 제공하는 계약도 강요했다.

브로드컴은 앞으로 국내 셋톱박스 제조사에 자사 부품 탑재 요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 자사 제품 구매를 조건으로 거래 상대방에게 가격·비가격(기술 지원 등) 혜택을 주는 계약도 맺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또 브로드컴은 앞으로 국내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중소업체에 설계자동화 소프트웨어(EDA)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130억원 규모 상생기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임직원 대상 공정거래법 교육을 매년 실시하고, 시정 방안 이행 여부도 2031년까지 공정위에 매년 보고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미국 연방거래위원회가 브로드컴의 유사 행위를 동의의결로 처리한 점을 고려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시스템반도체 시장에 공정한 경쟁 질서가 정착되도록 이행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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