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의 예대금리차가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예금금리는 뚝뚝 떨어지는데 대출금리 하락 폭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지는 추세다. 정부의 고강도 가계대출 억제 여파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히려 두 달 연속 오르며 ‘역주행’하고 있다. 다달이 빚을 갚고 남은 돈 중 일부를 저축하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겐 연 2~3% 이자로는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 8% 이상 고금리 적금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평균 1.49%포인트로 6월(1.47%포인트)보다 0.02%포인트 확대됐다. 작년 7월(1%포인트) 이후 0.49%포인트 상승했다. 가계 부문 예대금리차(1.48%포인트)는 지난 1년간 1.04%포인트 벌어졌다.
5대 은행을 포함한 은행권 전체의 예대금리차도 계속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국내 예금은행의 7월 평균 예대금리차는 1.55%포인트로 한 달 전보다 0.01%포인트 올랐다. 올해 들어 0.12%포인트 확대됐다. 예대금리차는 2023년 말 1.29%포인트로 축소됐지만 그 이후 점점 벌어졌다.
예대금리차 확대의 배경엔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억제 정책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6·2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은행권의 올 하반기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였다. 은행들은 총량 한도를 지키기 위해 대출금리 인하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대출 증가세를 누르기 위해 이자 마진에 해당하는 가산금리를 높이는 사례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의 신규 주담대 평균 금리(7월 연 3.96%)는 최근 두 달간 0.09%포인트 올랐다.
반면 자금 조달 비용 절감을 위해 수신금리는 거듭 떨어뜨리고 있다. 이제 시중은행에선 수익률이 기준금리(연 2.5%)에도 못 미치는 정기예금 상품을 보는 게 어렵지 않다. 은행들이 전국에서 판매 중인 38개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평균 연 2.53%에 그친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은행은 모두 연 2.45%에 불과하다.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해도 기준금리를 밑돈다.
우리은행은 최고금리가 연 8%(기본금리 연 2%)인 ‘내리사랑적금’을 10만 개 계좌 한도로 팔고 있다. 우리은행 계좌로 급여나 연금을 수령 중인 만 50세 이상 고객이 앱 ‘우리WON뱅킹’을 통해 받은 가입코드를 만 29세 이하 자녀나 손주에게 전하면, 이를 받은 자녀·손주가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1년 만기 상품으로 납입 한도는 월 30만원이다. 우리은행 계좌에서 자동이체하면 연 4%포인트, 비대면 가입이면 연 1%포인트, 우리은행 예·적금 상품에 들지 않은 상태라면 연 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는다.
최근 자녀가 태어난 사람이라면 새마을금고중앙회의 ‘MG희망나눔 아기뱀적금’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적금은 뱀띠인 2025년 출생자를 대상으로 기본 연 6%, 최고 연 12% 금리를 제공한다. 올해 태어난 자녀가 첫째면 4%포인트, 둘째면 5%포인트, 셋째면 6%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납입액은 월 5만~20만원이다.
신한은행의 ‘신한 다둥이 상생 적금’도 최고 연 8% 금리(기본금리 연 2.5%)를 제공한다. 결혼, 임신, 난임, 출산 중 해당하는 증빙서류를 제출해 승인이 완료되면 연 1.0%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두 자녀 부모에겐 연 1.5%포인트, 자녀가 세 명이면 연 2.5%포인트의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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