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 제품 구매가 일상 속 소비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거래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남이 쓰던 물건'이라는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알뜰한 소비 수단'으로 인식이 바뀐 영향이다. 하지만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관련 사기 피해 역시 급증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시장은 매년 빠르게 급성장하고 있다. 원하는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좋은 소비 방법으로 떠오르고,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을 보이면서 중고로 상품을 구매해 사용하다 다시 되팔기도 한다. 이처럼 중고 시장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시장 규모는 올해 43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앱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 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5월 당근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127만명이었다. 번개장터(475만명), 중고나라(165만명) 등까지 단순 합치면 2700만명 가량이 중고 거래 플랫폼을 사용하는 셈이다.
문제는 중고거래 사기 피해도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 지난해 경찰정에 접수된 중고거래 사기 신고 건수는 10만539건이다. 1년 전(7만8320건) 대비 28.4% 늘었다. 피해 금액도 같은 기간 1373억원에서 3340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주요 사기 유형은 돈을 송금하면 물품을 보내주겠다며 선입금을 유도, 돈을 가로채고 잠적하는 이른바 '먹튀'다. 지난 7월에는 콘서트와 팬미팅 티켓을 판매한다고 허위 글을 게시해 2000만원 넘는 돈을 편취한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또한 허위로 상품 이미지를 게재해 판매한 뒤 실제 상품은 '벽돌' 등 관련 없는 제품을 보내는 등의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주요 플랫폼은 판매자 사기 이력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연계하고, 제3자를 통해 안전하게 보관했다가 지급받을 수 있는 에스크로(안전 결제 시스템)도 갖췄지만 사기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피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안전 거래 솔루션 도입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업계 전반에 생존과 관련된 문제로 인식, 사기 근절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고거래 사기 범죄가 점차 조직화·대형화되면서 거래 신뢰도가 플랫폼 성장과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중고나라는 지난 7월부터 안심보장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기 문제를 해결하고, 이용자의 안전한 거래를 위해 기획된 서비스 개선 프로젝트다. 앱·웹 내 안심결제 일원화, 판매자 본인인증 절차 강화, 안심보상제 운영 등 안전 거래 체계 전면 개편이 핵심이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8월 접수된 피해 신고 건수는 시행 전월인 6월 대비 77% 감소했다. 앱 내 사기 의심 신고 건수도 6월 대비 47%, 7월 대비 19% 줄었다. 안심결제가 확대되면서 신규 앱 가입자 수와 거래 건수도 각각 43%, 23% 늘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당근은 중고 거래 안심결제 거래에서 사기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보상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구매자가 먼저 구매 확정을 했으나 물품을 받지 못한 경우는 물론 판매자가 정품이라고 했지만, 가짜 제품으로 확인된 경우 같은 사기 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보장해 준다.
네이버는 중고거래 안전거래 솔루션을 선보인다. 네이버 카페에서 일어나는 중고거래에 대해 본인 인증과 안전한 결제를 지원한다. 네이버 인증서를 통해 본인 인증을 완료한 사용자만 거래를 할 수 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다양한 안전장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사기 수법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며 "사기 거래 의심 사례를 자동으로 감지, 게시글을 차단하는 인공지능(AI)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고, 거래 이력 및 신뢰도 기반의 안심 거래자 인증·등급 시스템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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