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마귀' 출연 배우들과 연출자 변영주 감독이 작품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변영주 감독은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 진행된 SBS 새 금토드라마 '사마귀:살인자의 외출' 제작발표회에서 "우리 드라마는 재밌고,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무엇보다 배우들의 헌신적이고 훌륭한 연기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변영주 감독은 "23년 전 2002년 월드컵을 준비하던 시기에 폐광 마을에서 발생한 연쇄살인 피해를 다룬다"며 "'사마귀'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범인의 모방 범죄가 발생하고, 그들의 공조 수사가 펼쳐지게 된다. 엄마 때문에 아들이 고통받는 얘기"라고 이야기를 소개했다.
이어 "가해자가 아닌 더 이상 피해자가 없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전했다.
'사마귀'는 잔혹한 연쇄살인마 '사마귀'가 잡힌 지 20년이 지나 모방범죄가 발생하고, 이 사건 해결을 위해 한 형사가 평생을 증오한 '사마귀'인 엄마와 예상 못한 공조수사를 펼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배우 고현정이 살인마 사마귀 정이신 역을 맡고, 장동윤이 살인자의 아들에서 형사가 된 차수열 역을 연기한다.
'화차' 변영주 감독과 '서울의 봄', '검은 집' 이영종 작가가 의기투합해 각각 연출과 각본을 담당한다. 배우 고현정을 비롯해 장동윤, 조성하, 이엘 등이 출연한다.

변영주 감독은 "대본을 읽자마자 정이신은 고현정이길 바랐다"며 "'엄마의 바다', '작별'에 나왔던 고현정이라는 배우를 사랑했고, 그 기억들이 모이면서 고현정이 이 역을 하면 저도 상상한 적이 없는 얼굴이 나올 거 같았다"고 출연 제안을 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때 고현정 배우에게 제안한 게 저에겐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했다.
또 장동윤에겐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드라마를 재밌게 봤다"며 "밝지만 아픔이 있는 캐릭터라, 이걸 다르게 만들어간다면 뭔가 색다른 모습이 나올 거 같았다"고 했다. 또 조성화에 대해선 "영화 '화차'를 같이 했는데, 그땐 비리 형사였는데 이번엔 좋은 아저씨, 좋은 공무원을 해줬으면 했다"며 "이엘 배우는 오래전부터 팬이었는데, 이 캐릭터를 제안하면서 더욱 확장됐다"고 전했다.
고현정이 연기하는 정이신은 '사마귀'란 별명을 가진 연쇄살인범으로 철저하게 은폐되었기 때문에 인터넷에는 음모론으로만 존재했던 여성 살인마다. 피해자는 여성이나 아동을 학대했던 자들이라는 점에서 누군가에겐 살인마이고, 누군가에겐 추앙의 대상이다.
고현정은 "정이신이 얼마나 사람을 죽이냐도 중요하지만, '왜 살인을 하게 됐나' 지켜봐 주는 것도 재미가 될 거 같다"고 소개했다.
고현정은 '사마귀' 촬영 중 건강 문제로 병원에 입원해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이날 건강한 미소를 보여준 고현정은 "많은 배려를 해줬다"며 "배우들도 기가 막히게 멋진 분들이라 많이 도와주셨다. 그래서 '사마귀'라는 작품에 더 애정을 갖게 됐고, 이 작품 자체가 한 사람으로 좌지우지되는 드라마가 아니기에, 한마음이 돼 만들어진 작품이라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연쇄살인마라는 설정상 신체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피로도가 높은 역할이라는 우려에도 고현정은 "준비할 게 많은 대본이었지만, 이런 캐릭터를 저에게 하라고 하는 분이 있다는 것에 반가웠다"며 "엄마와 연쇄살인마가 양립하기 어려워 보이는데,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기보다는 장면마다 '어떻게 많은 버전을 보여드릴까'만 신경 쓰다 보니 어려움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호흡을 맞춘 장동윤에 대해서 "너무 예뻐서 눈을 못 떼겠더라"며 "촬영하면서 '모자' 호흡보다는 배우 대 배우로 도움도 받고 에너지도 많이 배웠다. 얼마 만에 남자 배우에게 에너지를 받았나 싶어서 반가웠고, 응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자 관계는 잊을 때가 더 많았다"며 "저만의 반가움, 놀라움이 컸던 현장이었다"고 전했다.
고현정이 SBS 드라마에 출연하는 건 2018년 '리턴' 이후 7년 만이다. '리턴'은 방송 중 제작진과 갈등으로 중도하차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더욱 논란이 됐다. 고현정은 SBS 복귀에 "전작도 기억에 남지만, SBS는 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라며 "오랜만에 왔는데,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그런 추억이 생각이 나면서 '그때 이랬지' 싶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SBS에 오랜만에 왔다기보다는 오랜만에 작품을 보여드리는 거고, 그 작품이 '사마귀'라 반가웠다"고 했다.
장동윤이 맡은 차수열은 20년 전 5명의 성인 남성을 잔혹하게 죽인 엄마에 대한 분노를 가슴에 품고 있는 인물이다. 엄마의 살인 수법과 동일한 살인 사건이 발생한 후 그동안 피했던 엄마와 손을 잡고 사건 추적에 나선다.
장동윤은 "차수열은 오지랖이 넓어 고통받는 아들"이라며 "엄마에 대한 감정이 복합적인데, 그런 엄마와 공조 수사를 하면서 감정의 변화 과정을 겪게 된다"고 전했다.
또한 고현정과 호흡에 대해 "올타임레전드 대배우라 존경하고 기대하는 부분이 컸다"며 "연쇄살인범을 연기하는 선배님이 어떨지 궁금한 상태에서 호흡했는데, 제가 충격을 받고 놀랄 정도로 정이신이라는 역할을 잘 표현해주셨다. 선배님이 아닌 어떤 분이 연기할 수 있을까 싶은 정도로 소름이 돋을 때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 에너지를 받고 집중력을 갖고 연기할 수 있었다"며 "촬영장 가는 게 즐겁고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조성하가 캐스팅된 최중호는 경찰청 경정으로 모방 살인사건 수사팀 수사 책임자다. 20년 전 수습형사 시절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정이신을 검거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엘은 김나희 역으로 발탁됐다. 김나희는 연쇄살인 수사팀 최고참으로, 팀원으로부터 신망이 깊은 행동형 리더다. 낙하산처럼 떨어진 차수열이 팀을 부정하라는 자라는 걸 확인한 후 단호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공교롭게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도 '사마귀'라는 작품이 공개가 예고됐다. 해당 작품과 차별점에 대해 변영주 감독은 "영화 '사마귀'는 돈을 받고 사람 죽이고, 우리 사마귀는 뭘 받지 않고 지가 좋아서 그렇다"고 차별점을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우리 사마귀는 아이를 학대하거나 여성에게 폭력을 가했던 살인자를 그 방식대로 살인했는데, 이번엔 모방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도움을 주기 위해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영화 '사마귀'는 킬러다. 잘생기고 멋진 배우가 펼치는 액션 스릴러, 저희는 미스터리 스릴러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마귀'는 오는 4일 밤 9시 50분 첫 방송 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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