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생존 확률이 50%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암을 완치하고 그 어느 때보다 강해졌습니다.”(에미 콜)
“수많은 항암치료, 주사, 약물, 입원…. 제 인생 최악의 순간이었어요. 어떤 아이도 저와 같은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잭슨 트린)
현대자동차가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워싱턴국립대성당에서 연 소아암 환자 지원 행사 ‘호프 온 휠스’에 등장한 완치 어린이들의 목소리다. 호프 온 휠스는 현대차가 미국에 진출한 뒤 1998년부터 시작한 사회공헌 활동이다. 850여 개 북미지역 현대차 딜러가 자동차를 한 대 팔 때마다 약 15달러를 적립하고 현대차의 기부금을 더해 소아암 관련 병원과 연구기관에 전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CEO)은 이날 2700만달러를 기부금으로 전달했다. 현대차의 27년간 누적 기부액은 2억7700만달러에 달한다. 호프 온 휠스는 미국 소아암 연구 지원재단 ‘톱3’ 중 하나다. 지금까지 이 재단의 지원을 통해 완치된 환자는 4만 명에 이른다.
이날 행사의 주인공은 소아암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와 가족이었다.
행사의 백미는 고위험 신경모세포종을 앓은 에미 콜과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투병한 잭슨 트린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지은 노래 ‘어둠 속의 빛이여, 내가 갈게’를 부르는 순간이었다. 이들은 호프 온 휠스의 청소년 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어린이의 용기 있는 목소리에 큰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트린은 “모든 아이에게 항상 당신을 도울 무언가가, 응원해 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현대차는 호프 온 휠스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공화당 소속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과 버디 카터(조지아), 마이크 켈리(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이 참석했다.
무뇨스 사장은 “미국암협회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어린이 암 환자의 약 85%가 5년 이상 생존하고 있다”며 “이는 1975년 56%에 비해 크게 상승한 수치로, 지난 수십 년간 치료 기술의 발전이 이뤄낸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사업 영역을 넘어 우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지역사회 구성원의 삶을 개선하는 데까지 확장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호프 온 휠스 활동을 해외사업장 전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프로그램 운영을 시작했다. 캐나다에서 226개 딜러와 함께 290만달러를 기부해 소아암 치료 연구를 지원하고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멕시코에서는 69만4000달러를 지원해 백혈병 어린이 환자 치료와 병원 장비 확충 등에 기여했다. 내년부터는 유럽과 인도에서도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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