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양국은 운명을 함께하고 서로 돕는 좋은 이웃, 좋은 친구, 좋은 동지”라며 “양국 간 우정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 북한과 중국은 티타임을 하고 소규모 연회를 개최했다. 김정은은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일 중국을 찾았다. 김정은의 방중은 2019년 1월 이후 6년8개월 만이다.
시 주석은 김정은의 열병식 참석을 두고 “양국이 우호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했다”고 했다. 이어 “중국 당과 정부는 양국의 전통적인 우호 관계를 중시하고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공고히 해 발전시킬 용의가 있다”며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이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한이 자국 실정에 맞는 발전 경로를 걷는 것을 변함없이 지지한다”며 “북한과 고위급 교류,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당과 국가를 다스리는 경험 교류를 심화해 상호 이해와 우정을 깊게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각 계층의 상호 작용을 긴밀히 하고 각 분야에서 실질적 협력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 주석은 최근 미국의 대중 압박과 관세 전쟁 등을 겨냥한 듯 “전례 없는 도전 속에서도 양국은 국제·지역 문제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 이익을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 주석은 김정은에게 단독 만찬으로 특급 의전을 제공했다. 김정은이 베이징에 도착했을 땐 ‘서열 5위’인 차이치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를 비롯해 왕이 외교부 장관이 영접했다. 열병식과 곧이어 열린 리셉션에서도 시 주석 왼편에 김정은이 서는 등 푸틴 대통령과 함께 의전 서열 2위에 준하는 특급 의전을 제공했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이미 열병식에서 최고 귀빈 의전을 했는데 단독 만찬까지 진행해 북한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각이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최근 ‘안러경중’(안보는 러시아, 경제는 중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는 우크라이나 파병 등을 통해 ‘혈맹’ 관계를 구축했다. 하지만 북한으로선 대북 제재에 따른 경제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북한은 무역의 90%가량을 중국에 의존한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도 핵심 의제는 경제 협력이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열병식을 통해 중국 주도 반미 연대의 한 축으로 존재감을 나타낸 김정은이 이를 발판으로 중국과 경제 협력을 더욱 강화하려고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올해 개장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에 대규모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의 직간접적 지원과 협조가 절실하다. 김정은은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베이징역으로 이동해 귀국길에 올랐다. 김정은은 5일 오후 평양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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