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05일 15: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주요 노선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하는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코노미 좌석 개편 과정에서 좌석 너비가 축소돼 승객 불편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사실상 독점적 사업자가 된 대한항공이 서비스 품질 저하 논란이 일자 잡음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관계 당국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 등 이코노미 좌석 개편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도입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지 한 달 만이다.
당초 대한항공은 보잉 777-300ER 11대를 개조해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의 중간 등급 개념인 프리미엄석을 도입할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코노미석 배열이 기존 '3-3-3'에서 '3-4-3'으로 바뀌고, 좌석당 너비가 1인치 좁아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는 승객의 불편이 가중되고, 서비스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이번 사안을 주의 깊게 들여다봤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답변에서 "좌석 축소뿐만 아니라 소비자 후생 감소 우려가 제기되는 여러 이슈를 다각도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주 후보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작년 12월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당시 경쟁 제한이 우려되는 40여 개 노선에 주요 상품 및 서비스의 불리한 변경을 금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정조치 불이행이 확인되는 경우 엄중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 데다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자 대한항공은 좌석 개편 계획을 철회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대한항공은 당장 오는 17일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처음 도입하고, 이코노미 좌석 배열도 바꿀 계획이었다. 이미 기존 이코노미석보다 가격을 더 붙여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예약도 받았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 수습할지는 내부적으로 아직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좌석 개편과 관련해) 소비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내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박종관/하지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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