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가 아파트 등 대규모 사용처를 대상으로 제한급수에 나선다. 생활용수 공급의 87%를 차지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연일 최저치를 갈아치우면서 급수 차질이 현실화한 것이다.
김홍규 강릉시장은 5일 시청 재난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일 오전 9시부터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내 100t 규모가 넘는 저수조를 보유한 123곳에 제한급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공동주택 113곳(4만5000여 가구)과 대형 숙박시설 10곳이다. 시는 상수도관의 밸브인 제수변 잠금 및 운반 급수를 통해 물 사용 절감을 유도할 방침이다.
시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밑으로 내려가면 홍제정수장에서 연결된 전체 5만3485개 계량기를 대상으로 단계별 제한급수에 나선다. 1단계는 오후 10시~오전 5시 시간제 제한, 2단계는 격일제 급수다. 제한급수로 인한 적수(붉은 물) 발생에 대비해 소방차·살수차 동원, 배수지 밸브 개폐 후 소화전 점검과 퇴수도 함께 시행할 예정이다.
강릉 외 동해안 지역에서도 가뭄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속초 양양 고성 등은 제한급수까지는 이르지 않았지만 주요 저수지 저수율이 평년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며 비상급수 대책을 검토 중이다. 제한급수는 물 사용을 시간제·격일제 등으로 제한하는 것이고, 비상급수는 소방차·살수차 등을 동원해 외부에서 긴급히 물을 공급하는 조치다. 5일 오후 9시 기준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13.1%(평년 71.4%)로 전날보다 0.4%포인트 더 떨어졌다.
단비가 절실한 강원 동해안은 이번 주말에도 비구름이 비켜갈 전망이다. 주말인 6~7일 경기 남부와 충남권, 전북엔 100㎜ 이상 비가 쏟아지는 곳이 있겠으나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엔 비 소식이 없어 최악의 가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제한급수 조치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지하수 개발과 병물 지원 등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권용훈/류병화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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