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절라 레이너(45) 영국 부총리 겸 주택지역사회 장관이 부동산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킨 끝에 사임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5일(현지시간) 키어 스타머 총리에게 보낸 사직서에서 "최근 부동산 매입과 관련해 가장 높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이 오류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진다"고 밝혔다. 레이너 부총리는 집권 노동당 부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레이너 부총리를 지지한 스타머 총리는 "믿을 만한 동료이자 진정한 친구"라면서 "당신을 이렇게 정부에서 잃게 돼 대단히 안타깝다"며 사직서를 수리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지난 5월 지역구인 광역 맨체스터에 있는 본가 외에 남부 휴양 도시 호브에 80만파운드(14억9400만원)짜리 아파트를 샀다가 인지세 4만파운드(7500만원)를 덜 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는 지역구 자택 지분을 가족 신탁에 매각하고 이 아파트를 사는 과정에 실수로 인지세를 덜 냈다는 사실을 늦게 알았다며 고위 공직자 규범 자문위원에 조사를 자청했다.
이날 로리 매그너스 자문위원은 레이너 부총리가 공직자 규범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지은 조사 보고서를 스타머 총리에게 제출했고 레이너 부총리는 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정부 2인자이자 스타머 총리의 후계자로까지 거론될 만큼 유망했던 레이너 부총리가 낙마하면서 스타머 정부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스타머 정부 출범 1년여 만에 장차관급 인사로는 8번째이자 최고위직의 사임이다.
레이너 부총리는 영국 정계에서 가장 드라마 같은 스토리를 가진 인물로 관심을 모았다.
그는 생계를 걱정해야 할 만큼 어려운 가정형편에서 자랐고 16세에 출산으로 중등학교를 중퇴했다. 돌봄 노동자로 일하던 중 노조 지도부로 활동했고, 2015년 총선에서 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애슈턴-언더-라인 지역구에서 183년 만의 첫 여성 하원의원이 됐다.
세 자녀를 둔 엄마이며 2017년 37세로 할머니가 됐다. 2022년 제1야당이던 노동당의 부대표가 됐고 지난해 7월 노동당 정부 출범으로 부총리에 올랐다.
스타머 총리와 제1야당 지도부 시절 충돌하기도 했지만, 정부 출범 이후에는 가장 든든한 조력자였다. 경제 성장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건 스타머 정부에서 주택 담당 장관을 겸임하면서 150만가구 신설 등 굵직한 사업을 이끌었다. 거침없는 언사에 호탕한 성격으로, 논란에도 종종 휘말렸지만 인기와 인지도가 높은 정치인이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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